직무 복귀’ 윤석열 총장, 보란듯 대검 1층 출근…고기영 법무차관 사의

직무 복귀’ 윤석열 총장, 보란듯 대검 1층 출근…고기영 법무차관 사의

 

총장 직무복귀 결정 뒤 고기영 곧바로 사의 / 직무 복귀’ 尹, 보란듯 출근 / 윤석열 총장 직무복귀 “헌법정신 지킬 것” / 고기영 법무차관 사의 표명 / 윤석열, 대검찰청 출근 "헌법정신·법치주의 지킬 것" / 오늘 징계위 임시 중단 결정 무산 가능성도 / 윤석열 직무복귀에 野 "폭秋열차 법무부가 세워"

 

윤석열 검찰총장 법원 결정 후 40분만에 출근 "사법부 신속한 결정에 감사"“공직자로서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직무 배제 효력 임시 중단 결정, 윤 총장 출근은 출근은 직무배제 조치가 내려진 지난달 24일 이후 7일만 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처분 1주일 만인 1일 법원의 ‘집행 정지’판단을 받고 당당하게 직무에 복귀했다.

 

1일 윤 총장은 이날 오후 5시 13분 대검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법원이 ‘직무집행정지 처분 효력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지 40여 분 만이다. 도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판결 즉시 출근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대검 앞에 도착해 마중 나온 조남관 대검 차장 등 간부들과 악수를 하고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업무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신속한 결정을 내려주신 사법부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총장은 이어 ‘검찰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냐’는 질문에 “검찰 구성원보다도, 모든 분들에게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헌법의 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업무를 할 계획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밀했다. 이어 추 장관에게 할 말이 없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배제 처분의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이어 “법무부장관의 검찰, 특히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권 의 행사는 법질서 수호와 인권보호, 민주적 통제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최소한에 그칠 필요가 있다”며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과의 관계 및 그 지휘·감독권의 성격에 비 추어 볼 때, 그 직무 집행 정지 권한 행사의 대상이 ‘검찰총장’인 경 우 그 재량권 행사는 더욱 예외적으로, 또한 보다 엄격한 요건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행정지는 이날 오후 4시 30분자로 ‘일부 인용’으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일부 인용으로 그 이후 기간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검찰총장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윤 총장은 이에 따라 직무 정지 1주일 만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날 징계위를 4일로 연기했다.

 

다만 추후 징계위에서 면직·해임 등 중징계가 의결되면 윤 총장은 다시 자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이번 판단은 수개월 간 지속돼온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대립 속에 법원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법무부 감찰위원회 역시 이날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배제 조치, 수사의뢰가 모두 부적절하다는 권고안을 참석위원 7명이 만장일치로 냈다.

 

감찰위와 법원이 모두 윤 총장 측 손을 들어준 셈으로, 징계 청구자인 추 장관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24일 ‘재판부 사찰’을 비롯한 6가지 혐의를 들어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윤 총장은 “혐의가 모두 사실과 다르고 감찰 과정에서 입장을 소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라며 다음날(25일) 효력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26일에는 직무 배제 취소 소송을 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 조치에 따라 직무가 정지됐던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법원이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임에 따라 이날 오후 5시 10분께 자택에서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총장은 이날 법원이 결정을 내린 지 불과 40분 만에 곧 바로 대검으로 출근했다. 그동안 총장 직무를 대행해 오던 조남관 대검 차장 등 간부들이 1층 현관에서 윤 총장을 맞았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고 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효력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자 곧바로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 차관은 법무부가 윤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를 개최하지 못 하게 할 목적으로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차관은 검사징계법상 징계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추 장관이 징계 청구권자로서 징계위원에서 빠지면서 고 차관이 위원장을 맡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 차관이 이날 사의를 표함에 따라 당장 징계위 개최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법원이 '직무배제 효력 정지' 처분을 내린 가운데 야권은 "상식과 정의에 부합한 결정"이라며 대여권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총장이 야권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교체설이 나도는 가운데 2일 열리는 법무부 징계위원회 결정에 따라 정치권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일 감찰위원회 논의 결과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내지 않았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2일로 예정된 징계위원회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공식 입장 발표를 유보했다.

 

민주당은 민구속력 없는 감찰위원회 의견에 굳이 다른 의견을 내기보다는 징계위원회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여당은 윤 총장이 기일연기신청을 하면서 위원회는 당초 예정됐던 2일보다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야권은 일제히 감찰위원회 결론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은혜 의원은 "벼랑으로 치닫던 폭추(爆秋) 열차를 아이러니하게도 법무부의 감찰위원회가 멈춰세웠다"면서 "상식과 정의에 부합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의 회복에 행정법원도 함께 동참해준대 대해 부합한 결정"이라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도 공식논평을 통해 "법무부 감찰위원들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론 도출을 존중한다"면서 "이제 감찰위원회의 결론이 나왔고, 절차적 정당성도 상실됐으니 내일 개최 예정인 징계위원회는 당연히 취소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은 "추미애 장관이 또다시 감찰위원회의 결론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사항일 뿐이라고 항변한다면 이는 자신의 비참한 끝을 보겠다는 최후의 발악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추 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싸움이 여야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윤 동반사퇴를 건의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민주당 내부 기류는 더욱 강경하다. 윤 총장이 먼저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불법이라도 검찰총장을 비호해야 하는 것이 검사동일체 원칙이라면 검찰의 조직문화도 이 기회에 혁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강물이 흐르다 보면 물방울이 튀기도 하고 흙탕물이 일기도 하지만 강물은 바다로 간다"며 "아무리 저항하려고 해도 검찰개혁은 역사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제안했던 윤 총장 국정조사도 여야의 상반된 셈법에 논의가 흐려지고 있다. 국정조사를 먼저 제안한 것은 민주당이지만, 야당이 오히려 이를 반색하며 받아들이는 바람에 민주당은 "감찰결과가 나온 후 국정조사" 방침으로 선회한 상태다.

 

현재 야당의원들이 국정조사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해놓은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은 추 장관과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날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의 필요 여부'를 물은 결과, '필요하다'가 59.3%로 집계됐다. 33.4%는 '필요 없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3%였다. 모든 지역, 연령별 조사에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