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폭행 내사종결 경찰 조사하라"…불똥,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튀나

"이용구 폭행 내사종결 경찰 조사하라"…불똥,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튀나

 

 

경찰 ‘이용구 내사 종결’ 불똥,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튀나 / "이용구 폭행 내사종결 경찰 조사하라" / 변호사 시절 만취·택시기사 폭행 / 경찰, 반의사불벌죄로 사건 처리 / 특가법 개정 이전 판례 적용 논란 / 김웅 “권력자 무혐의 처리 현실로 / 사건 암장돼버린 상황 잘 보여줘” / “침소봉대 안 돼” 신중 목소리도 / 법세련, 20일 대검에 이 차관 수사팀 수사의뢰 / "법리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실소 금할 수 없는 엉터리 결정“

 

국민의힘 같은 당 조수진 의원 역시 "갈수록 무법부, 추미애, 이용구 '환상의 콤비'"라며 일침했다. 법세련·사준모 등 대검에 이용구 차관 검찰에 고발 김웅·조수진 등 SNS 통해 이용구 비판 법세련 "이용구, 공직자로서 자격 없다" 형사고발 김웅 "명백한 봐주기 수사"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변호사 신분이었던 지난달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을 경찰이 입건도 하지 않고 내사 종결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내년부터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심야에 이 차관이 택시기사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변호사였던 이 차관은 술에 취해 택시 안에서 잠이 들었고, 택시기사가 그를 깨우려고 하자 멱살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차관의 신분을 확인한 뒤 추후 조사하기로 하고 돌려보냈다.

 

하지만 이후 택시기사가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인 단순폭행죄로 사건을 처리해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했다.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협박한 사람은 가중처벌을 받고, 반의사불벌죄도 적용되지 않는 내용의 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5년 6월 개정) 대신 형법상 단순 폭행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 경찰 관계자는 기존 판례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한 경우는 운전 중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2017년 헌법재판소 결정이 있었고, 이를 통해 내사 종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내사종결 근거로 든 헌재의 결정은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조항이 개정되기 이전 법률에 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이 ‘정해진 답에 맞춰 헌재 결정을 갖다 붙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초서 관계자는 헌재 판례 오역 논란에 대해 “개정된 법률 이후 대법원 판례가 있다면 그걸 기준으로 판단했을 텐데 없었다”며 “개정된 법률도 고려하고 2017년도 헌재 판례가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에 대한 우려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보완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찰은 1차 종결한 사건 기록을 검찰이 90일 동안 재검토해서 재수사 요청 할 수도 있고, 사건 관계인들의 이의제기 할 수 있는 점을 들어 우려가 작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이번 이 차관 사례처럼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이나 마약·환경침해 사범 등 죄를 지어놓고도 당사자와 합의하거나 담당 경찰과 잘 얘기되면 이의제기 자체가 안 된다”며 “검사들도 더 이상 자기 이름으로 종결하지도 않는 그 무수한 사건을 언제 다 들여다보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경찰이 (나쁜 마음을 먹고) 무혐의·불기소 처분한 사건들도 관련 기록을 90일 동안 검찰에 보낸 후 아무 일 없이 돌려받으면 끝”이라며 “사건이 그냥 암장돼버리는 상황을 잘 보여준 게 이용구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김종민 변호사도 “(사건이) 애매하다 싶으면 경찰이 입건 후 검찰로 송치해 불기소든 기소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자체 내사 종결한 건 문제가 있다”며 “내사 시스템 전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우파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행모임(사준모)도 이날 이 차관을 고발했다. 사준모는 "피고발인에게 적용되어야 할 죄명인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 10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서초경찰서에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량 감경사유에 해당할 뿐"이라며 처벌을 촉구했다. 사준모는 대검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 차관의 폭행 사실이 보도된 이후 야권에서도 이 차관을 성토하고 나섰다. 검찰 출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자는 힘없는 택시 기사를 폭행해도 처벌받지 않는 세상, 그것이 바로 문재인 정권의 수사권 조정의 목표"라면서 "그 야욕의 완성이 바로 가짜 공수처"라고 성토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은 당장 서초경찰서에서 송치한 운전자 폭행 사건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며 "정차 중 택시 기사나 버스 기사를 폭행한 사건 중 합의가 됐음에도 내사 종결하지 않고 송치한 사례가 있다면 이용구 엄호사건은 명백한 봐주기 수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차관이 지난달 초순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서 택시 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은 사실은 이날 19일 오전에서야 알려졌다. 이 차관은 술에 취한 채 택시에서 잠들었다가 자신을 깨운 택시 기사의 멱살을 잡았다. 경찰은 택시 기사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등 이 차관이 특가법상의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내사 종결로 사건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