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8. 19:31ㆍ사회 · [ 이슈 ]
여성시장' 꿈꾸는 박영선,'박원순 리스크'에 고민…'피해호소인' 3인방 문제는 침묵
'첫 여성시장' 꿈꾸는 박영선 /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 다시 불거진 '박원순 리스크'에 난감한 與 / 민주당' 박원순 리스크'에 고민 / 野 "모든 것 짊어진다는 박영선, 사퇴하라" 맹공격 / 사과 이어간 민주당 하지만 '피해호소인' 3인방 문제는 침묵
국민의힘은 회견 이후 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 시장의 위력 성폭력 만큼이나 민주당, 박원순 지지자를 중심으로 다중의 위력에 의한 2차 가해도 묵과하면 안된다"며 "권력의 폭주와 오만을 4월7일 선거에서 응징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오세훈 후보 역시 SNS를 통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박영선 후보의 선택은 자진사퇴밖에 없다"며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 후보부터 사퇴하고 진심을 담아 용서를 빌라"고 주장했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피해자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박 후보를 향해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직격한지 10시간 만이다.
이날 회견 이후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침묵을 지키던 민주당은 저녁 늦게서야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는 내용의 대변인 명의 논평을 냈다. 이후 열린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결과 발표 이후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던 박 후보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고 밝혔다.
박 후보의 입장 표명은 시간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고민의 흔적이 드러난다. 박 후보는 SNS에 올린 글에서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면서도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고 말했다. '피해호소인' 논란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며 즉답을 피하고,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말로 대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해자는 앞서 회견에서 피해호소인 지칭을 주도했던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직접 제게 사과하도록 박 후보가 따끔하게 혼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동안 박 후보는 정치 인생에서 '첫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면서도 "여성 최초 메인앵커, 해외특파원, 경제부장, 정책위의장, 법사위원장, 원내대표를 거쳐 첫 여성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강조해 왔다.
당초 여야 모두에서 제기된 '여성 후보론'은 전임 남성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였다. 야권 유력 여성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박 후보의 '첫 여성시장' 슬로건엔 더훅 힘이 더 실렸다.
하지만 박 후보는 여성 초선 의원인 고민정·이수진(동작을)·강선우 의원을 각각 대변인·비서실장·수행실장으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주요 선거캠프 요직을 여성 인사로 채우기도 했다.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서도 박 후보는 수차례 사과하며 "이런 죄송한 일이 서울시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첫 여성시장으로서 두 배로 더 겸손하게 서울시민을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박 후보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과"라고 지적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피해자는 "(민주당이) 투표율 23%의 당원투표로 서울시장 후보를 냈는데 지금 (박 후보) 선거 캠프에는 저에게 상처줬던 사람이 많이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과 박 후보는 당 소속 전임 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보궐선거가 실시된다는 '원죄론'부터 박 후보는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이런 탓에 정치 쟁점화를 경계하며 야당의 '성비위 선거'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 고심해 왔다.
하지만 피해자가 보궐선거를 3주 앞두고 공개 석상에서 목소리를 내면서 다시 '박원순 리스크'가 불거졌다. '여성시장' 이미지에 상처를 입은 박 후보로선 피해자가 언급한 '진정성 있는 사과'의 내용과 방식을 두고 고민이 길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회견 이후 야권은 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 시장의 위력 성폭력 만큼이나 민주당, 박원순 지지자를 중심으로 다중의 위력에 의한 2차 가해도 묵과하면 안된다"며 "권력의 폭주와 오만을 4월7일 선거에서 응징해달라"고 촉구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역시 SNS를 통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박영선 후보의 선택은 자진사퇴밖에 없다"며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 후보부터 사퇴하고 진심을 담아 용서를 빌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의당도 박 후보의 사과 방식 등을 놓고 비판에 가세했다.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후보가 이날 서울 마포 절두산 순교 성지를 찾은 것을 언급하며 "용서를 구한다면 절두산 성지에 두 손 모아 기도할 것이 아니라 기자회견장에 서서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밝히셨어야 한다"며 "위력을 이용한 성폭력 사건으로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부디 잊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박원순 사건에 대한 사과를 이어갔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다시 한번 당을 대표해서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당이 부족했다"며 "피해자가 더이상 무거운 짐에 눌리지 않고 아무 불편없이 일상으로 정상복귀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후보와 민주당 모두 피해자가 요구했던 2차 가해 의원에 대한 징계 등 조치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거기에 '피해호소인' 명칭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 진선미·고민정·남인순 의원 등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관악구 지역공약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나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라는 전날 입장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어제 제가 정말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짊어지고 가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과 그 다음에 진심을 전하는 것은 단순하게 바깥으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다만 박 후보는 '남인순 의원 등도 다 같이 가겠다는 의미냐', '피해자가 어떤 것을 사과하는지 명확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어떤 것을 명확히 한다는 것인가' 등 질문에는 박 후보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11일 관훈토론회에서 '이들 의원들이 선거 캠프 요직을 차지한 데 대한 문제 의식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요직을 차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또 "초선의원의 경우 때때로 정무적 판단에 있어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나중에 사과를 한 만큼 사회가 받아들여 주는 것도 하나의 진전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박 후보는 이들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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