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11. 00:32ㆍ경제 · [ 산업 ]
올해 한국 조선 수주 작년 4배지만 웃을 수가 없다
유가 상승으로 업황 개선… 152척 따내 / 수주 성적, 매출로 연결 최소 2∼3년 소요 / 삼성重 올 적자 4900억… 주식시장 출렁 / 내년 최악 자금난 예상… 유상증자 등 ‘비상’
최근 삼성중공업이 올해와 내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한국 조선업에 위기감이 가중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한국 선박 수주량은 지난해의 4배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두며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괴리는 수주 성적이 매출로 연결되는 데에 적어도 2∼3년 걸리는 조선업 특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황이 개선되더라도 최소 내년까지는 한국 조선업계가 ‘보릿고개’를 견뎌야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0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한국이 기록한 신규 수주는 573만6182CGT(표준화물 환산 톤수·152척)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 156만9439CGT(56척)보다 3.56배 많은 수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등으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전체 조선 업황이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증가분에서 한국이 차지한 비중이 월등하다. 올해 전 세계 수주량은 1950만6474CGT(725척)로 전년 동기(1167만8126CGT) 대비 150% 이상 늘었고, 한국 점유율은 16.6%에서 29.4%로 확대됐다.
이런 괄목할 만한 선전에도 한국 조선업에 드리운 먹구름은 짙다. 지난 6일 삼성중공업이 올해 영업이익 적자 4900억원, 내년 영업이익 적자 2400억원 전망을 조기 공시한 직후 시장은 작지 않은 충격에 빠졌다. 당장 주식시장이 출렁였다. 6∼8일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은 무려 3조5000억원가량 빠졌다. 삼성중공업은 1조9344억원(39.4%), 현대중공업은 1조5015억원(17.3%), 대우조선은 1155억원(6.0%)에 이르는 시총이 사라진 것이다.
이런 위기는 적어도 2019년은 돼야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유가 등 요인으로 올해 업황이 개선하고 있어 수주가 늘었는데 이게 설계 등 과정 때문에 일감이 되려면 1∼2년이 걸리고, 매출에 반영되려면 2∼3년은 걸린다”면서 “내년까진 일감 부족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측도 이번 실적 전망과 함께 2019년부터 매출 회복과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밟혔다.
이에 따라 수주 절벽으로 인한 진짜 고비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도 ‘일감 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을 버틸 ‘실탄’ 마련이 목적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내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현대중공업 측은 구조조정 이행 부진으로 비용 감축에 실패한 삼성중공업과 달리 지난해 발표한 3조5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거의 다 이행해 체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도 올해 초 정부에서 2조9000억원 규모 추가 자금지원을 받아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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