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25. 07:42ㆍ경제 · [ 산업 ]
삼성반도체까지 경고음…위기속 삼성전자 글로벌 선두기업 탈락 우려
시장전망 논란 속 중국 노골적 가격 압박…총수 부재 속 글로벌 선두기업 탈락 우려
반도체 산업이 내년 경기전망 논란과 중국의 견제에 휘말리면서 삼성전자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TV 가전부문의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올 4분기 실적은 환율 영향 등으로 당초 기대보다 최대 1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평균 15조9665억원 수준이다. 1주일 전 평균 전망치 16조3092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떨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전망치를 16조6000억원에서 15조3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낮췄고 KB증권·하이투자증권 등도 5000억~8000억원가량 하향 조정했다.
4분기 실적전망이 급격하게 떨어진 이유로 증권사들은 원화강세와 연말 특별 상여금 지급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을 지목한다. 해외 매출이 90% 이상인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를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릴 때 영업이익이 2000억원 가량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말 1145.5원에서 이달 22일 1079.7원까지 65원 이상 하락했다.
최근 전망대로 영업이익이 15조원대만 나오더라도 지난 3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실적 14조5332억원을 다시 경신하는 실적이지만 시장 반응은 마뜩잖다. 무엇보다 내년 실적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4분기부터 상승세가 둔화된다는 점이 논란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반도체부문에선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투자업체를 중심으로 올해 실적을 이끌어온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이 내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엔 메모리반도체 가격상승과 호실적을 빌미로 삼성전자를 노골적으로 견제하려는 외국 기업과 정부의 압박까지 고개를 드는 기미다. 특히 글로벌 모바일 메모리반도체의 50% 이상을 소비하는 중국의 압박이 거세다.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불만을 받아들여 삼성전자에 D램 가격 상승에 대한 논의를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공식조사나 공문을 받은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어떤 식으로든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삼성전자 중국 시안 메모리반도체 공장.
반도체부문이 흔들릴 경우 올 들어 20%대로 끌어올린 수익성은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으로 이어지는 3대 사업부문 가운데 스마트폰과 가전 전망도 예전만 못한 까닭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해보다 1.4% 줄어든 3억1530만대에 그치면서 글로벌시장 점유율도 19.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선 프리미엄제품 중심의 미국 시장에선 애플에,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에선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업체에 쫓기는 삼성전자를 샌드위치 신세에 비유하는 보도가 나온다.
2006년부터 10년 이상 글로벌 1위를 지켜오면서 2014년 5300만대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TV 판매량도 올해 4300만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3일 수원 본사에서 열린 CE(소비자가전)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선 내년 목표량을 4000만대 수준으로 줄였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미래 먹거리 발굴마저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는 한숨이 나온다. 지난 10월말, 11월초 대규모 인사에서 경영진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신성장동력 육성에 시동을 걸었지만 총수 부재 후폭풍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지난 18~20일 진행된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즈)부문 글로벌전략회의에서도 이런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 한 인사는 "당시 회의에서 예년과 달리 투자 결정이 늦어지는 데 대한 위기감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총수 부재 장기화의 부작용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전환기에 삼성전자가 혁신 타이밍을 놓친다면 또다시 글로벌 선두업체들을 쫓는 추격자 신세로 전략할 수 있다"며 "자동차·조선산업에 이어 삼성전자마저 흔들릴 경우 국가경제 차원에서 그 여파가 삼성전자 하나에 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 [ 산업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병' 이건희 주식가치 3.9조원 증가…이재용도 9천150억원↑ (0) | 2017.12.27 |
---|---|
"한국경제 15년 뒤 세계 8위…중국은 미국 제치고 1위" (0) | 2017.12.27 |
베트남, 수출 48% 급증 ‘4위 교역국’… 중국, 사드 불구 교역 증가세로 (0) | 2017.12.20 |
올해 한국 조선 수주 작년 4배지만 웃을 수가 없다 (0) | 2017.12.11 |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근접?…서민지갑엔 아직 찬바람만 (0) | 2017.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