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패·무능 세력 집권연장 막아야…靑, 윤석열 文정부 원색 비난에 '침묵'

2021. 6. 30. 09:00사회 · [ 이슈 ]

"부패·무능 세력 집권연장 막아야, 윤석열 정부 원색 비난에 '침묵'

 

 

, 대선출마 선언 "반드시 정권교체해야 / 모든분과 힘 모으겠다" / "자유민주주의·법치·공정 다시 세워야 / 이 정권, 권력 사유화해 국민 약탈" / 출정식에 의원 대거 참석 / "기품·훌륭"'선배' 최재형 예우 / 환호·비명·실신에 150m 줄화환도 눈길 / 윤석열 데뷔전, 구름인파에 '아수라장' / 윤봉길기념관 일대 혼란 / 윤 장모 관련 의혹에 "법 집행, 국민이 납득하게 공정하게 이뤄져야"

 

 

'X파일'을 봤느냐는 질문에는 ""X파일 못봤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검증은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하며 국힘 의원들에 "망가진 나라 함께 바로세우도록 혼신의 힘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철학은 같지만" 국힘 합류엔 '침묵'했다.다만 "부패·무능 세력 집권연장 막아야 한다면서 국힘과 정치철학 생각 같다"고 말했다. 다만 물밑선 납득 어렵단 기류도 있지만 일각에서 "국민이 평가할 것" 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일단 윤 전 총장은 향후 거취를 바로 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내년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4일 총장직 사퇴 이후 117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29일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음을 감히 말씀드린다""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고통에 신음하게 만드는 정치 세력의 집권이 연장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더이상 이들의 기만과 거짓 선동에 속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철학 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한다"면서도 국민의힘에 입당할지, 한다면 언제일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그는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26명의 격려 방문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은 회견에서 "공직에서 물러난 후 많은 분을 만났다. 한결같이 나라의 앞날을 먼저 걱정하셨다. 도대체 나라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 하셨다""윤석열은 그분들과 함께하겠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 그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한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 등을 거론한 뒤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라며 "이 정권은 도대체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인가.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과 처가 등의 의혹이 담긴 '엑스(X)파일' 논란에 대해선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그 검증은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서 이뤄지는 것이 맞다. 출처 불명의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포하면 국민들께서 다 판단하실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관련 질문에 "현직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전제한 뒤 "연세도 있고, 여자분인 두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국민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저 역시도 그런 국민들의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선 "(사면보다) 가석방 문제가 논의되는 것 같고, 절차에 따라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관 앞에 몰려든 지지자들의 연호에 "국가의 기본을 세우고 나라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모인 여러분의 열망·기대, 저 역시 실망시키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우리가 다 함께 하면 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청와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을 포함한 특정 대권주자의 정치적 언사에 일일이 반응하는 게 맞지 않을뿐더러, 섣불리 대응할 경우 선거 개입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그동안 윤 전 총장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이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지난 25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제가 평가할 입장이 못 된다"고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이날 출사표를 던지며 "권력 사유화",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국민 약탈" 등 거친 표현으로 현 정부를 공격한 데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비판 내용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물론, 윤 전 총장 본인도 검찰개혁 갈등의 한복판에 있었음에도 일방적으로 잘못을 정부에 떠넘기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파격적으로 검찰총장직에 중용됐음에도 임기를 채우지 않은 채 사퇴하고 정치행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의 주장은 진정성을 잃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그간의 잠행을 깨고 대권 무대에 올랐지만, 정치적 행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이날 출마선언 행사를 계기로 국민의힘 내에서 사실상 '윤석열계'가 태동했다는 관전평이 나오지만, 정작 윤 전 총장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소속 의원 24명이 이날 오후 출마선언 행사장에 참석한 것도 이런 제1야당의 심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원내대표를 지낸 충청권 출신의 정진석 의원, 윤 전 총장의 '친구인 강원권 최다선 권성동 의원뿐만 아니라 직전 원내지도부였던 이종배 김성원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무소속 송언석 의원과 박민식 전 의원 등을 더하면 보수야권 참석자는 총 26명에 달한다.

 

이들은 '윤석열계'라는 세간의 분류에 대해 손사래를 치면서도 "윤석열을 지지하는 국회의원"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고 수긍했다.

 

이날 이들은 윤 전 총장의 '데뷔'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방문했다는 설명이지만, 사전교감이 아예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범야권 빅텐트'를 표방하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적극적이다. 이른바 '8월 경선열차'에 올라타게 된다면 그 폭발력이 상당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8월 대선버스 출발론을 주창해온 이준석 대표도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와 기자 질의응답 등을 통해 "직설적이고 구체적 화법", "고민이 녹아있는 연설", "희망적 시작"이라고 호평하며 손짓했다.

 

이날 회견장에서도 국민의힘 입당 여부 및 시기, '최재형 대안론' 등 관련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윤 전 총장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답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공동체 정신' 등을 거론하며 "정치 철학 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한다)"고 밝혀 향후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윤 전 총장은 민심청취 행보를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내달 중으로 여권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하고 지역 인사들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압도적 여론의 지지를 받는 윤 전 총장으로서는 여야 경선판이 본격 달아오르는 동안 당분간은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3지대론'과 맥을 같이 하는 행보로, 장외에서 윤 전 총장과 뜻을 같이하는 중립지대 인사들을 규합해 독자 세력을 구축하는 게 우선 순위라는 것이다. 진보진영 출신 인사들의 캠프 합류설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윤석열표 야권통합 구상'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원로들을 만나서 배우겠다"면서도 "그러나 국민께 혼선을 주고 불안감을 갖게는 절대 안 하겠다"고 덧붙였다.이어 윤 전 총장 국민의힘 직행이든, '() 3지대 세력화'든 궁극적으로는 '정권교체 빅텐트'를 위한 수순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과 비공개 환담을 하면서도 "망가진 나라를 의원님들과 함께 국민과 함께 바로 세우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회견에서도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전 총장 그 연장선에서 잠재적 경쟁관계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에 반기를 들고나온 두 거물이 연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고시 기수로 최 전 원장(23)이 윤 전 총장(33)보다 10기수 위다. 나이로는 최 전 원장이 56년생으로, 60년생의 윤 전 총장보다 네 살 많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최 전 원장에 대해 "법관으로서 기품이 있고, 감사원장으로서도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라면서 "저는 거기에 못 미친다"며 예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검찰총장 취임한 직후 만남에서 "직접 커피()를 갈아서 타주셨던 게 기억이 난다"고 인간적 면모가 담긴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봉길 의사 기념관 일대는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지지자 500여명은 윤 전 총장이 기자회견을 끝내고 나오자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며 일제히 몰려들었다.

 

윤 전 총장이 퇴임 후 처음으로 공개 행보에 나섰던 우당 이회영기념관 개관식 현장과 비슷한 혼란이 재현됐다.

 

모여든 지지자들 대다수는 중·장년층이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프레스 라인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여기저기 인파에 밀리면서 사방에서 비명이 난무했다.

 

또 윤 전 총장은 마이크를 들고 "국가의 기본을 세우고 나라를 정상화하겠다는 열망과 기대에 저 역시 실망시키지 않겠다""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 우리가 다 함께하면 할 수 있다"고 말을 한 뒤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지지자들이 차량을 둘러싸면서 위험한 상황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인파에 밀려 한 중년 남성이 실신하면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앰뷸런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차량을 쫓는 지지자들이 도로 위까지 밀려들면서 매헌로 일대 교통은 혼란에 휩싸였다. 이날 행사장 앞에는 전국에서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 150여개가 150m가량 늘어섰다. 화환에는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윤석열은 제2의 박정희 대통령", "주사파 조폭 사기꾼인 더불어공산당을 소탕해달라" 등 문구의 리본이 걸려있었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팬클럽인 '열지대'는 천막을 치고 회원 가입 신청을 받고 있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 윤석열로 정권교체'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한 지지자는 마이크를 잡고 "좌파 세력이 침투한다는 첩보가 입수됐다. 여러분이 인간 방패막을 쳐주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유튜버 40여 명은 스마트폰을 들고 현장을 누볐다. 간혹 반대파 세력이 항의 시위를 펼치면 "빨갱이 내보내라"는 격앙된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날 자체적으로 '안내' 스티커를 붙인 지지자들이 현장 질서를 유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고려해 건물 내부는 행사 관계자와 취재진 등만 입장이 가능했기 때문에 기자회견은 상대적으로 평온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윤 전 총장이 17분 동안 출마 선언문을 읽은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이 50분가량 이어졌다. 기자 18명이 질문권을 얻었다. 건물이 협소한 관계로 회견장이 마련된 3층에서 현장 질문이 이뤄졌다. 2층에 있는 취재진은 영상을 통해 질문이 가능했다.

 

당초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나 장모 관련 의혹 등이 질문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제·외교 문제 등도 비중 있게 질문 소재로 다뤄졌다. 윤 전 총장은 회견이 끝난 뒤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부인과 장모 등과 관련한 의혹이 담겼다는 'X파일' 논란을 두고 "검증은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 이뤄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회견 후 기자들과 문답에서 윤 전 총장은 "출처 불명의,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유포한다면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저의 국정수행 능력이나 도덕성과 관련해 합당한 근거를 갖고 (물음을) 제시하면 국민이 궁금해하지 않으시도록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전 총장과 기자들 간 일문일답

 

-- 여권의 유력한 라이벌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윤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공정을 화두로 말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생각하는 공정의 키워드는.

 

공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특정 분야에서 공정한 룰에 따라 경쟁하는 것, 그리고 그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공정이 있다. 생애 전 주기에 기회의 공정이 있는데, 지금 청년세대는 취업, 입시에 있어 불공정을 많이 느껴서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것 같다. 기회의 균등, 공정한 기회의 보장이 큰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 '장모가 누구에게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 없다'는 말이 기사화된 적 있다. 발언 경위는. 장모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이 발언이 부적절하든 지적도 있다.

 

그런 표현을 한 적 없다. 나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그 이후에도 법 적용에 절대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일했다.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에 있는 분이든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법 집행은 국민이 납득하게,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공정한 절차에 따른 법 집행에는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공정한 절차가 담보돼야 한다.

 

-- 이재명 지사를 평가해 달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이 높은데 그 이유는.

 

다른 주자를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이 지사와는 24년 전에 성남지청에 근무할 때 자주 뵀다. 열심히 하시고 변론도 잘했다. (이 지사의) 개별 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

 

대구·경북 지역 주민이 저를 성원해주시는 것은 지역 연고 정치인에 대한 안타까움보다 법치와 상식이 무너져 내렸으니 이를 바로 세워달라는 취지 아닐까.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대구로 전보됐을 때 지역 분들이 나를 안 좋아하시겠다 생각했지만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다.

 

-- 총장직 사퇴 후 몇 개월 만에 대권후보로 직행했다. 검찰 시절에 한 수사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검찰총장으로서 수사한 내용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을 다 보셨을 것이다. 혹자는 정치를 하려고 그런 수사를 한 것 아니냐 하지만 절차와 원칙에 따라 한 것 외에 (다른 의도는) 없다. 검찰이 과거처럼 특정 단체나 사람을 장기간 내사해 인지수사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급적 검찰총장 시절 그런 수사를 억제했다. 원칙과 상식에 따라 일했다고 자부한다.

 

= 현시점에서 왜 대통령이 윤석열이어야 하는지 설명해달라. 여론 조사상 지지세가 유지되지

않으면 정권교체에 이바지할 것인가. 아니면 야인으로 돌아갈 것인가.

 

'저 아니면 안 된다' 이런 것은 절대 아니다. '당신이 오랜 세월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구현하려고 싸우지 않았나. 국가 정책의 철학과 기본, 헌법과 법치가 무너져 문제가 생기고 있으니 법치와 상식을 바로 세워라' 라는 게 국민의 기대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기대와 여망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하게 응하고자 이 자리에 선 이상, 나라가 정상화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정치 참여로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있다.

 

공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하기 때문에 검찰의 최고 지휘자인 총장을 지낸 사람이 선출직에 나서지 않는 관행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다. 법치와 상식을 되찾으라는 국민 여망을 외면할 수 없다. 관행상 (전직 검찰총장이 정치 참여를) 하지 않아 왔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한 의견은.

 

사면은 법을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라 민심을 살펴 정치적으로 결단해야 하는 문제다. 이 부회장의 경우 형기의 상당 부분이 경과해서 사면이 아닌 가석방 문제가 논의되는 것 같은데, 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현직 대통령이 판단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연세도 있고, 여성분인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을 안타까워하는 국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저도 그 생각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 'X파일' 문건과 관련한 공세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문건은 확인했나.

 

아직 문건을 보지 못했다.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증은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서 이뤄지는 것이 맞다. 출처 불명의,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유포한다면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다. 저의 국정수행 능력이나 도덕성과 관련해 합당한 근거를 갖고 (물음을) 제시하면, 국민이 궁금해하지 않으시도록 상세히 설명하겠다.

 

=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생각은. 반감이 있나. 문재인 정부의 4년을 점수로 매긴다면.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여러분에게 맡기겠다. 저는 검찰개혁에 반대한 적이 없다. 2019년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타 검찰개혁 법안이 올라갈 때도 법안에 반대하는 검찰 구성원이 있었지만 저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그 안을 지지했다.

 

검찰개혁은 비전, 목표가 있어야 한다.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저는 구성원들에게 검찰개혁의 비전은 국민의 검찰, 공정한 검찰을 만드는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 국민의 검찰은 검찰 구성원이 인사권자를 보지 않고 국민이 일을 맡기는 의뢰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철저하게 수사하는 게 국민의 검찰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힘이 약한 국민을 상대로 법을 집행할 때 공정한 기회를 줘가며 수사와 재판에서 페어플레이를 하는 것이 검찰 개혁의 비전이고 철학이다. (검찰개혁이) 사회·경제·정치적 강자의 방탄을 만들기 위한 것이면 안 된다.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련 질문에 사정 기능의 총량이 줄어들지 않고 늘어난다는 전제하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파트너로 생각하나. 아니면 자유를 탄압하는 독재자라고 생각하나.

 

한 국가의 지도자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나 부정적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 국가적 행위를 하는 것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도 북한을 주적이라고 했지만, 주적이 있어야 국방도, 훈련도 제대로 할 것 아닌가. 적의 실체를 알아야 그 나라의 작전과 군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북한이) 군사상 주적이라고 해도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데 협력할 건 협력해야 한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저서 '조국의 시간'에서 윤 전 총장이 사모펀드를 이유로 '조국 불가론'을 설파했다고 썼다. 김의겸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대통령에게 '조금만 도려내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기 전 사모펀드나 입시 비리 의혹이 수사 혐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나.

 

수사에 착수하기 전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청와대 관계자에게 '누구만 도려내겠다' 하거나 사모펀드 운운한 적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수사 상식에 반하는 일이다.

 

=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비교 대상이 된다. 최 전 원장과 비슷한 점,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 전 원장을 개인적으로는 모른다. 검찰총장에 취임했을 때 예방 가서 뵌 게 전부다. 굉장히 온화하고, 법관으로서 기품이 있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감사원장 하시는 과정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보며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