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7. 07:41ㆍ사회 · [ 이슈 ]
【이슈】 "시장님 명 받았다" '유한기, 황무성 사퇴 종용' 녹취록…"윗선 압력 있었다" 진술
『"시장님 얘깁니다"… 유한기 전 본부장, 황무성 초대 사장 사퇴 종용 '녹취록' 나와』
황무성, 검찰 조사서 "윗선 압력 있었다" 진술 / 검찰 "황 사장 되묻자 유한기 "그렇다" 시인 / "오늘 (사직서) 안쓰면 박살" 유한기, 14번 종용 사퇴 종용한 날 화천대유 설립돼 / "성남도공 사장은 성남시장이 임명" / 野 "황무성-유한기 박살낼 수 있는 건 시장 " / 이재명 "'황무성 왜 그만두지?' 아쉬웠던 기억 난다“ / "직권남용 주체는 시장, 전달한 사람은 강요죄 / 환경부 블랙리스트 비슷하다" / "시장 지시 없는데 부하가 어떻게 사장 사표 종용하나" / 법조계 "이재명 직권남용 가능성"
황무성 "다음주에 사표 내겠다" 유한기 "오늘 아니면 박살 난다" 이에 황 전 사장이 "(사표는) 내주에 내 줄게"라고 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박살 납니다"라고 경고했다. 40여 분간 대화에서 유 전 본부장은 14번에 걸쳐 사표 제출을 독촉했다고 한다. 또 유 전 사장직무대리는 11번, 정 전 실장은 8번, 이재명 시장은 4번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2월6일 하루 동안 오후 3시와 8시 반, 9시 반 등 세 차례에 걸쳐 황 전 사장을 찾아 밤 늦게 사표를 받아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임명권이 성남시장에게 있다는 것을 근거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직권남용 및 강요죄를 물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설립된 2015년 2월6일, 당시 유한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이 황무성 사장에게 사표 제출을 종용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이재명) 시장의 명을 받은 것"이라며, 나중에 사표를 내겠다는 황 전 사장에게 "당일 사표를 내지 않으면 박살 난다"는 취지의 경고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측근들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의 사퇴를 종용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관련 "일부 세력들이 지엽 말단을 조작하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녹취록에 "시장님(이재명 후보)의 명을 받았다"는 언급과,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해당 사건과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2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지사직 사퇴선언을 위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황 전 사장 사퇴 압박 녹취록'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기자가 "정진상 실장이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사전에 인지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본질과 줄기를 제외하고 빼고, 일부러 지엽말단을 조작하거나 지엽말단을 뒤흔들어서 본질과 줄기를 숨기려 하는 시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1억 개의 눈과 귀, 5000만 개의 입을 가지고 계신 우리 국민 집단지성체는 그 속에서도 본질과 줄기를 꿰뚫어볼 것"이라고 강조한 이 후보는 "지엽말단을 통해서 국민들의 여론을 조작하는 일부 세력들의 시도에 대해서 엄한 질책과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 이후에도 같은 질문에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성남에서 가장 큰 산하기관이지만, 황무성 사장이 공모로 뽑혔을 당시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황 전 사장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왜 그만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앞서 채널A는 24일 유한기 전 성남시 개발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40여 분 분량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사 직원들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유투'로 불리며 '유원'으로 불린 유동규 전 성남시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 내 2인자로 불렸다고 한다.
녹취록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을 향해 "사직서를 쓰라"고 14차례 독촉하며 "오늘 써야 한다. 아니면 박살 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명령을 받아서 사퇴를 종용하는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은 "아이 참,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니냐"며 "대신 저기 뭐 시장님 얘깁니다. 왜그렇게 모르십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전 사장이 사퇴 종용의 배후를 물으며 "정 실장도 그러고, 유동규도 그러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렇다"고 인정했다. 정 실장은 이 후보의 그림자로 불리는 정진상 전 정책실장이다.
공교롭게도 유 전 본부장이 사퇴를 종용한 날은 화천대유의 설립일과 겹친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민간 사업자 공모지침서를 배포하기 불과 일주일 전의 일이다.
25일 채널A와 동아일보 등은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유 개발본부장과 황 사장의 대화 녹취파일 내용을 보도했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유동규 전 사장직무대리에 이어 2인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황 전 사장이 "시장 허락을 받아 오라고 그래"라고 사표 제출을 거부하자 유 전 본부장은 "사장님이나 저나 뭔 '빽'이 있습니까. 유동규가 앉혀 놓은 것 아닙니까"라며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 유동규 기획본부장 등을 언급했다.
"아니 뭐 그게(사장직이) 지 거야 원래?"라고 따져 묻는 황 전 사장에게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시장님 얘깁니다. 이미 끝난 것을 미련을 그렇게 가지세요"라고 답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황 전 사장은 "어쨌거나 하여튼 내가 유동규(당시 기획본부장)를 한 번 만날게"라고 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유 전 직무대리가 공사로) 복귀할 때부터 얘기가 나온 것이다. 결정을 다 하고 돌이킬 수 없다"며 사직을 재차 요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이렇게 버틸까봐 전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또 시끄럽게 갈까봐"라고 덧붙였다. 이에 "누가?"라는 황 사장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지휘부가 그러죠"라고 답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이 "제가 (황 전 사장을) 모시고 왔으니까 끝까지 (사임하도록 책임져라). 그러고 있어요. 양쪽 다"라고 하자, 황 전 사장은 " 실장도 그러고, 유동규도 그러고?"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표를 종용한 이날은 화천대유자산관리 설립일이자 대장동 사업자 공모지침서 배포 일주일 전이었다. 황 전 사장은 결국 임기(3년)를 1년6개월 남기고 2015년 3월 사퇴했다.
황 전 사장 사퇴로 유 전 사장직무대리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이끌게 된 후 화천대유는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고,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 역시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갔다. 유 전 사장직무대리는 2015년 3월11일부터 같은 해 7월8일까지 공석이었던 사장 역할을 맡았다.
황 전 사장 사퇴 종용 배경에는 황 전 사장과 유 전 직무대리 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은 2014년 11월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익 배분 방식 등을 놓고 유 전 사장직무대리와 대립각을 세웠다. 황 전 사장 재직 당시 공사 측은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 지분 50%를 보유하고, 지분 비율에 따라 전체 사업수익의 50%를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24일 황 전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황 전 사장은 '윗선'의 압력을 받고 사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대화 내용이 사실일 경우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수원지검·서울서부지검) 김광삼 변호사는 통화에서 "공사 사장 임명권은 시장에게 있는데 시장이 지시하지 않으면 부하직원이 어떻게 사장에게 사표를 내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시장에게 임명 권한과 해임 권한이 모두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사표 종용 과정에 시장의 지시가 있었다면 당시 시장은 '직권남용'의 주체가 된다"면서 "시장의 지시를 받고 사표를 내라는 말을 전달한 이들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해당 대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들에게는 강요죄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황 전 사장의 업무능력에 문제가 없는데도 사표를 종용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번에 공개된 대화 녹취파일 내용을 보면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시장이 임명하는 자리인데 당장 오늘 사직서를 내라고 요구하면서 인사권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시를 받지 않았을 리 없다"며 "황무성 사장을 박살 내고, 사표를 받지 못한 유한기 개발본부장까지 박살 낼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시장 한 명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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