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공수처, ‘고발사주’ 손준성 검사 구속영장…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수사 논란

2021. 10. 26. 06:55사회 · [ 이슈 ]

이슈공수처, ‘고발사주손준성 검사 구속영장공수처 고발사주 의혹수사 논란

 

 

    『최소한의 절차도 안지켜 유감경선일정 고려한다며 출석 겁박

 

공수처, 손준성 체포영장 기각되자 구속영장 청구 / “조사 불응해 구속영장청구했다. / 손측 피의자 방어권 침해반발 / 공수처 손준성, 의도적 출석 연기판단 / 수사 착수 46일간 본인조사 못해 / “비협조 사유 납득 어려워 / 체포영장 재청구 무의미” 23일 영장 / 체포영장 기각에 이례적 구속영장 청구

 

손 검사는 이날 공수처 검사가 최근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여기엔 대선 후보 경선 일정 등을 고려하여 신속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조속한 출석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손 검사는 야당의 대선 후보 선출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야당 경선에 개입하겠다는 수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의도 때문에 피의자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 법조인은 공수처가 왜 야당 대선 후보 경선 일정까지 고려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공수처는 손 검사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유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내세워 출석을 계속 미루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해 지난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수처는 앞서 지난 20일 손 검사가 출두를 여러 차례 미뤘다며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손 검사가 소환에 불응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영장이 기각된 피의자에게 조사도 없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법조계 일각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공수처가 정치 개입비판을 받을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 검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검사와 수사관 등에게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근거자료 수집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고발장을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 측에 전달한 혐의도 있다. 공수처는 이번 주 김 의원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정기국회 종료 전까지 불체포특권이 있어 조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에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10일 손 검사의 자택과 대구고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공수처는 지난달 4일부터 손 검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불응하자 20일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

 

이에 공수처는 체포영장이 기각된 피의자에 대해 조사 없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일정 조율 과정에서 손 검사 측이 보여준 일관된 불응 태도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체포영장 재청구를 통한 출석 담보 시도는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는 “26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통해 법관 앞에서 양측이 투명하게 소명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처리 방향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밝혔다.

 

반면 손 검사 측은 공수처는 ‘(다음 달 5)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을 고려해 당장 출석해야 한다며 출석을 종용했는데, 야당 경선에 개입하는 수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의도 때문에 피의자의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은 캠프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공수처가 정치 공작의 선봉장으로 나선 것이냐며 반발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야당 경선일에 임박해 정치 공작을 벌였다명백한 선거 개입이자 선거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내세워 출석을 계속 미루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계자)

 

피의자의 방어권과 헌법상 기본권 행사를 침해하는 조치다.”(손준성 검사 측)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가 23일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히자 손 검사 측은 즉각 반발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10일 손 검사의 대구고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강제수사에 나섰지만 46일째인 이날까지 손 검사를 조사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당초 고발장을 전달받은 경로를 역추적해 조 씨를 조사한 뒤 김 의원을 거쳐 고발장 등의 최종 작성자로 알려진 손 검사를 조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국정감사를 이유로 이달 말까지 출석을 미뤘다. 불체포특권이 있어 김 의원은 올 129일 정기국회 종료일까지 국회 과반수 동의 없이는 강제조사가 불가능하다.

 

수사팀은 4일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손 검사를 상대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손 검사는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했다며 공수처에 출석 날짜를 확정짓지 않다가 이후 22일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회신했다.

 

 

손 검사가 예정된 날짜에 자진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공수처는 조사 예정일 이틀 전인 20일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날 밤 피의자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손 검사는 공수처에 새 변호인을 선임했고, 112일 혹은 4일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공수처는 손 검사가 의도적으로 출석을 미루고 있다고 판단해 주말인 23일 손 검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는 이날 당시 손 검사 아래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이었던 성상욱 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공수처와 손 검사 측은 이날 조사 없는 구속영장 청구와 절차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공수처는 손 검사의 일관된 불응 태도를 감안할 때 체포영장 재청구를 통한 출석 담보 시도는 무의미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검 등이 손 검사를 조사할 때 작성한 부인 취지의 진술 조서, 손 검사가 그간 여러 차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문을 낸 점 등을 근거로 조사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법관 앞에서 양측이 투명하게 소명해 법원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처리 방향이란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검사 측은 영장심사 20시간 전 영장 청구 사실을 통보한 것에 대해 최소한의 절차도 준수하지 않은 채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발했다.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 대상자의 권익침해 정도가 보다 낮은 수사 방법과 절차를 사용해야 한다는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제8조 제2항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손 검사 측은 이날 대선 후보 경선 일정 등을 고려해 신속한 진실 발견을 위해 출석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공수처 수사검사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다음 달 5) 야당의 대선 경선 일정이라는 정치적 고려와 강제수사 운운하는 사실상의 겁박 문자’”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이번 구속영장에서 손 검사에 대해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검사가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성명 불상자에게 시켜서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전달하게 했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아직 고발장 작성자가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MBC가 보도한 이른바 ·언 유착의 제보자 지모씨의 판결문을 유출한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 제보자인 조성은씨는 김 의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손준성 보냄이란 자동 생성 문구가 달린 고발장과, 당시 김 의원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공수처는 손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기각당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 과정을 공개했다. 지난 20일 손 검사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피의자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 23일 공수처는 손 검사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도 그 사실을 손 검사 측에 알려주지 않았다. 손 검사 측은 이날(25) 오후에야 영장 청구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손 검사 측은 변호사들이 (선임을) 꺼려서 당초 출석 예정이던 1022일 전날 변호인을 선임해 연기를 요청했고, 112일 출석하겠다고 공수처에 밝힌 상태였다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형해화시키고 헌법상 기본권 행사를 침탈하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손 검사와) 10월 초부터 계속 조율했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계속 출석을 미뤄왔다고 했다.

 

법조인들은 도대체 피의자(손 검사)가 영장실질심사에서 어떻게 방어하라는 얘기인지 모르겠다“‘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대상자의 권익 침해 정도가 더 낮은 방법과 절차를 사용해야 한다는 공수처 사건 사무 규칙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판사 출신 한 법조인은 공수처는 내년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하지만 야당 경선을 앞두고 손 검사를 포토라인에 세우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지 않으냐고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체포영장은 (소명의 기회가) 없지만,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손 검사) 본인이 어필할 수 있지 않느냐그런 관점에서 구속영장으로 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도 한 현직 검찰 간부는 판사에게 소명하기 이전에 검사 앞에서 조사받을 권리를 박탈해 놓고 그게 피해자 입장에서 낫다고 하는 것은 처음 들어보는 황당한 소리라고 했다.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26일 오전 10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중앙대 법대 출신인 이 부장판사는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사건의 별건 수사에 연루된 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