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21. 05:19ㆍ시사 · [ 논평 ]
文대통령, 한·미 군사훈련 연기 카드로 정세 전환 승부수
"한·미 상당기간 논의…적절한 시기에 훈련 연기 여부 공개될 것"
"北 추가도발하면 한·미 군사훈련 연기 문제에 분명한 영향"
"올림픽 기간에 국한된 것으로 쌍중단 아냐…中사전 논의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검토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발언은 평창올림픽 개막 50일을 앞두고 나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에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늦춰 평창올림픽을 한반도 정세 전환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무력 완성 시기가 내년 3월로 알려진 만큼 내년 2월 열리는 평창올림픽이 북한을 대화로 이끄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심산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 시기를 조정함으로써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높이고,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인한 올림픽 참가국의 불안감도 낮추겠다는 포석이다. 평창올림픽은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패럴림픽은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은 통상 3월 초부터 한 달여간 실시돼 왔다. 북한은 매년 실시되는 이 훈련을 비난해 온 만큼 올림픽 기간에 추가적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 【문재인 대통령, '트레인 원'에서 NBC와 인터뷰】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검토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전용열차에서 가진 미국 NBC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면서 "나는 미국 측에 그런 제안을 했고, 미국 측에서도 지금 검토하고 있다. 이 것은 오로지 북한에 달려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합동군사훈련 연기 관련 "양측이 논의를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안다. 한·미 간 충분히 이 문제에 대해 논의가 되고 있음을 말씀드린다"면서 "시기가 되면 (훈련 연기) 여부가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도 충분히 검토할만한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사령부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한·미 동맹의 동맹국으로서 연합연습과 관련해 동맹의 결정에 따를 것을 확인하며, 이러한 결정을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인터뷰 보도가 나온 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2018 동계올림픽에 앞서 한국, 일본과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려는 어떤 계획도 알지 못한다(not aware)"고 유보적으로 반응해 한·미 엇박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는 이날 오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 입장문을 기자단에 전하며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의 소통 채널은 한·미 군사당국"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 발언 관련 "훈련 연기는 국방에 대한 부분이라 (틸러슨 장관이) 직접적 라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가 청와대와 백악관의 최고위 핫라인을 통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한편 방어적 성격의 연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올림픽을 저해하는 요인이냐는 지적이 있을 수는 있다. 아울러 청와대의 이번 결정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장해오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일명 '쌍중단(雙中斷)'을 시행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 관련 "전체적인 정세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향후 3개월이 중요하다는데 두 정상이 공감했다"면서 "하지만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를) 한국과 중국이 사전 논의한 것은 아니다. 훈련연기는 평창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 시기에 국한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가 평창올림픽에 국한된 것이라고 해도 북한이 올림픽 기간 도발을 중단하면 쌍중단 형식을 갖추게 된다. 이 경우 중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유도하고, 향후 북미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한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 관계자는 "연합훈련 연기는 남북 관계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평창올림픽 안전에 우려하는 많은 나라들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그 나라들에 대한 메시지가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에 (지난달 유엔에) 휴전 결의안을 냈던 것이다. 그와 관련해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을 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타 동맹국들과 대규모 연합훈련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는 다른 나라와의 훈련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연합훈련 연기가 아니라 사실상 훈련 중단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북한이 평창올림픽 직전 도발을 하게 되면 한·미가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으므로 북한 움직임이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 시 "그렇게 되면 국제적 여론도 있고,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 문제도 분명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일단 그때 상황에 가서 또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 가능성 관련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면 올림픽 성공을 위해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올림픽을 못 치른다고 생각할 것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남북 분단이란 특수 상황이 있고, 전세계적으로 북핵 문제가 굉장히 위기를 조성하는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이왕이면 올림픽을 통해 그 문제까지도 완화시키고 해결 단초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시사 · [ 논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막을 수 있었던 제천 참사…소방점검 보고 30일→7일 단축 (0) | 2018.01.09 |
|---|---|
| 피로 얼룩진 신성한 땅, 예루살렘 (0) | 2017.12.27 |
| 한국이 배워야할 싱가포르 정신…중국 압박에도..대만과 군사교류 (0) | 2017.12.20 |
| 홍준표, 결국 ‘차도살인 당무감사’였을까 (0) | 2017.12.18 |
| 美" 美國人 韓國 밖으로..." 對北 선제 타격 거론 (0) | 2017.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