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규발열자 82만여명 육박·누적 42명 어제 15명 사망…"치료법 몰라 확산세"

2022. 5. 15. 08:32북한 · [ 종합 ]

, 신규발열자 82만여명 육박·누적 42명 어제 15명 사망"치료법 몰라 확산세"

 

북한 "현재 발열자 82여명 중 32만여명 치료중 / "당 간부·내각 등 지도층 개인이 구비한 여유약품 기부에 나서" / 김정은, 마스크 착용하고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방문 / 김정은,'1호약품'까지 내놓으며 안간힘 / 북 코로나19 확산세에 '대동란' 위기감 증폭 / "당 중앙, 영도적 역할 검증받을 때" / 주민 사이에 '코로나 공포심' / 노동신문, 동요 차단에 부심 / 김정은 '중국식 제로코로나'에 찬사 / , 대북지원 의사 표명 / , 중국산 백신 지원 받을 것으로 보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감이 현재 증폭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어렵고 힘든 세대에 보내달라"며 자신의 상비약까지 내놓은 것만 봐도 이른바 '방역대전'에 임하는 북한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당 중앙이 역사의 시련앞에서 영도적 역할을 검증받을 시각이 왔다"라고 말한 데서도 이번 사태가 당의 리더십까지 흔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감지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사설에서 "방역대전 승리를 위한 전체 인민의 일심단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중국의 방역을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북한에 '수출'될지 주목되고 있다.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신규 발열자가 30만명에 육박했다.

 

사망자도 15명이 발생해 현재까지 42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치료법을 몰라 약물사용 부주의로 숨진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13일 저녁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296180여명의 유열자 발생 15명 사망

 

지난달 말부터 14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북한 전역의 발열자는 82620여명이며 이 가운데 49630여명이 완쾌됐고, 32455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의 현재 누적 사망자 수는 42명이다.

 

앞서 북한은 1218천여명의 발열 환자가 발생했고 13174400여명의 발열자가 신규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던 점을 고려해 보면 확산세가 가파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는 여전히 '확진자'가 아닌 '유열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자가검사 키트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물자가 없어 몇 명이나 확진됐는지 정확한 규모조차 북한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현 방역위기가 발생한 때로부터 사람들이 스텔스 오미크론변이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하고 치료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약물 사용 부주의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의 모든 도, , 군들이 지난 512일 오전부터 지역별로 완전히 봉쇄되고 사업단위, 생산단위, 거주단위별로 격폐 된데 이어 엄격한 전 주민 집중 검병검진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1349천여명이 위생선전과 검병검진, 치료사업을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국 치료예방기관에는 의약품이 긴급 공수되고 있다.

 

당 중앙위원회 부서 일군(간부)들과 성·중앙기관 정무원 등 지도층이 개인적으로 구비한 여유약품 기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품들을 본부 당위원회에 바친다"며 솔선수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최중대 비상사건'으로 규정하고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코로나19 유증상자로 볼 수 있는 유열자(발열 환자)13일 하루에만 17만여명이 새로 발생했고 그전까지 6명이던 사망자도 27명으로 급증했다.

 

북한은 현재 열이 나는 사람들을 '유열자'라며 단순 집계한 것으로 보여 무증상자도 상당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코로나19 감염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방역사령부가 대부분의 인명피해는 약물 과다복용을 비롯한 과실로 인해 초래됐다고 보고한 것도 주민 사이에 퍼져있는 코로나19 공포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현 상황이 지역 간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라 봉쇄지역과 해당 단위 내에서의 전파상황"이라며 악성전염병을 최단기간 내에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생각대로 되기는 그다지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 주민의 백신 접종률은 '제로'인데다 허약한 영양 상태와 부실한 의료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도 크다.

 

북한 당국의 주된 대책은 지역 간 이동 금지와 함께 비축된 의약품을 공급하거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지만, 북중 무역도 막힌 상황이여서 해열제 등 상비약은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이 이날 발열환자 치료법을 소개하면서 금은화와 버드나무잎 달여 먹기 등까지 거론한 것만 봐도 의약품이 얼마나 부족한 상황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강한 조직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고 방역투쟁을 강화해 나간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외부도움 없이 자격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조만간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경우 우방국인 중국을 향해 물자지원 등을 요청할 가능성도 크다.

 

1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하면서 "중국 당과 인민이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라"고 말했다.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중국의 방역 정책은 중국어로 '둥타이칭링(動態淸零)'으로 칭한다. '칭링'은 컴퓨터 포맷(format)을 의미하는 단어로, 감염자가 나오면 고강도 방역을 가동해 다시 '감염자 제로'로 만든다는 뜻이다.

 

중국의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는 국제선 항공편 왕래 최소화와 23주 시설격리에 바탕한 고강도 외국발 유입 통제, 주민의 외출 금지를 수반하는 대규모 봉쇄,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 젠캉바오(健康寶)라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전국민 동선 파악 등이 핵심이다.

 

고도로 중앙집권화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강력한 국민 통제력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정책이다.

 

북한은 중국과 유사한 고강도 방역 체제를 현재 가동하고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북한은 사실상 국경을 봉쇄한 터라 외국발 유입 차단책은 이미 중국 이상으로 엄격하게 가동된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13"전국 모든 도··군이 자기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의 편의를 최대로 보장하면서 사업, 생산, 거주단위별로 격폐조치를 취하는 사업의 중요하다""주동적으로 지역을 봉쇄하고 유열자(열이 있는 사람)를 격리조처하며 치료를 책임적으로 해 전파공간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북한이 여기에 추가로 중국식 방역 조치를 도입한다면 감염자가 나온 지역 전 주민에 대한 집중적인 PCR검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이를 도입하려면 검사 장비 확보, 통합적 방역 체계가 숙제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중국 벤치마킹' 발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본다.

 

중국이 세계적 흐름과 반대로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자 전세계적 공급난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도 미사일 연쇄 발사에 대한 유엔 제재 강화를 막아서는 등 외교적으로 북한을 적극 돕는 중국에 '보은'하는 차원에서 김 위원장이 비판에 직면한 중국의 방역 정책을 공개적으로 칭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백신과 검사 장비, 의약품 등을 북한에 지원할지도 관심사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방역 지원과 관련, "북한과 방역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요구에 따라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동지이자 이웃이자 친구로서 중국은 언제든 북한이 코로나19에 맞서도록 전력으로 지원하고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현재 한국과 유엔, 중국 등이 대북 지원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밀월'을 유지하는 북중관계를 감안하면 북한이 중국의 지원을 먼저 수용하려 할 가능성도 보인다.

 

다만 백신은 중국이 독자 개발한 백신의 효능이 서방 제약사보다 떨어진다는 점에서 북한이 코백스(COVAX·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 등을 통해 서방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지원받는 방안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mRNA 백신에 필수적인 콜드체인(저온 유통망)을 북한이 단기간내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 'SOS'를 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