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윤호중에 쇄신안 제안, 거부"…"선거 코앞서 내분 격화“

2022. 5. 28. 02:54선거 [종합]

박지현 "윤호중에 쇄신안 제안, 거부""선거 코앞서 내분 격화

 

민주 지도부 또다시 내홍 / 박지현 "협의 거부당해" / 윤호중 "자리 요구했다" / 사과문 올린지 5시간 반만에 다시 충돌 / "쇄신안 담은 공동유세문, / 윤호중 거부박,사과 6시간 만에 "쇄신 노력 담은 공동유세문, 윤호중이 거부"로 갈등 재점화

 

봉합 수순을 밟는 듯 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갈등이 27일 다시 격화되고 있다.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에게 사과했던 박지현 위원장은 이날 저녁 돌연 다시 입장문을 올리고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위원장 및 6·1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사과한지 5시간 반만이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윤호중 공동위원장에게 당 쇄신 과제를 담은 공동 유세문 발표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윤 위원장과 함께 참석하기로 한 인천 집중 유세 현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이날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공개 사과한 지 불과 다섯 시간 만의 일로, 두 지도부 간 갈등이 재점화하는 형국이다.

 

결국 당 쇄신안에 대한 분명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두 지도부 간 갈등 봉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본 선거가 진행되는 다음 달 1일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5일 남짓으로, 선거 기간 내 극적 합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과적으로 거부를 당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인천 집중유세에 참석하지 못하고 차를 돌렸다. 많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연출하는 것은, 국민 앞에 진실하지 못한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국민과 당원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선거 승리와 당의 쇄신을 위해 공개적으로 윤 위원장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렸다""저는 금일 예정된 인천 집중유세에서 윤 위원장과 함께 공동 유세문을 발표하자고 요청 드렸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제가 제안한 공동 유세문에는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5대 쇄신 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또한 기성 정치인들이 새 희망을 가꾸려는 청년 정치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제 쇄신 제안을 받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쇄신안 관철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와 별도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지원 유세를 계속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 선거 승리와 당의 쇄신을 위해 끝까지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박 위원장이 이날 오후 3시께 사과의 뜻을 담은 페이스북 글을 올렸을 때만 해도 두 공동비대위원장이 인천 집중유세에 함께 나서 화해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윤 위원장은 유세장에 박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자 "도착 시간을 못 맞추신 것 같다"면서 "서로 더 많이 노력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이어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이 5대 쇄신 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유세문 발표를 거부했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협의가 불발되자 인천 집중유세에 참석하러 가던 길에 차를 돌렸다고 전했다.

 

이러한 박 위원장의 입장문에 대해 윤 위원장 쪽이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갈등의 골은 이전보다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윤 위원장 측을 비롯한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장 자리를 자신에게 주고, 세대교체를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지방선거을 앞둔 상황을 이용해 일종의 거래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이 전날 봉합을 시도하다가 무산된 데에는 박 위원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했다.

 

갈등 격화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상황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현재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듯한 형국이다.

 

두 사람은 지난 25일 국회 회의에서도 "이게 지도부인가"(윤호중), "저를 왜 뽑아서 여기 앉혀놓았냐"(박지현)라고 하는 등 설전을 벌였다.

 

지방선거를 불과 5일 앞둔 상황에서 지도부 갈등 수습에 실패한 민주당은 불안정한 상태로 막바지 선거 운동에 나서게 됐다.

 

다만 박 위원장은 지선 승리 및 당의 쇄신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저의 쇄신 제안을 받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지원유세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불참한 인천 집중 유세에서 "이재명과 함께 우리 민주당의 비대위원 전원은 우리 당의 혁신과 승리를 위해 하나로 일치단결해서 전진 또 전진할 것"이라며 "우리는 하나다, 민주당은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두 지도부부터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윤 위원장의 연설 취지가 무색해졌다.

 

박 위원장은 앞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린다""더 넓은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다.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 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박위원장은이같은 자신의 공개 사과를 고리로,위원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쇄신안을수용하도록하는사실상의타협을제안했으나거부당한것으로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