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던 오토바이…혼자 넘어지고 마주 오던 차량 ‘뺑소니’로 신고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던 오토바이…혼자 넘어지고 마주 오던 차량 ‘뺑소니’로 신고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던 오토바이 / "뺑소니" 신고한 오토바이 / "오토바이 운전자에 '괜찮냐' 물었지만 대답 없었다" / 혼자 방지턱에 넘어지더니 마주 오던 차 ‘뺑소니’로 신고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던 오토바이가 혼자 방지턱에서 넘어지더니 마주 오던 차량을 ‘뺑소니’로 신고했다는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엔 ‘혼자 넘어진 역주행 오토바이, 구호 조치했는데도 뺑소니 신고 당한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함께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은 지난달 25일 오후 10시경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내에서 촬영됐다.

 

제보자 A씨는 “비가 많이 온 날 밤 10시경 일방통행 길이었고 23-25km 이내로 운행 중이었다”고 운을 떼며 “운행 중 갑자기 역주행 오토바이가 코너를 돌며 미끄러져 넘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동승자와 함께 내려 넘어진 오토바이 운전자 B씨에게 다가가 “괜찮으세요?”, “119 불러드릴까요?”라며 여러 번 상태를 물었지만, B씨는 A씨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후 일방통행 도로에서 뒤차가 많이 밀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B씨는 오토바이를 옮겼고 A씨 또한 차를 빼주며 갈 길을 갔다.

 

 

하지만 다음 날 A씨는 찝찝한 마음에 보험사에 연락을 했고, 보험사로부터 “경찰에게 신고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 A씨가 경찰에 전화해 확인해 본 결과, B씨가 A씨를 뺑소니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 측에 블랙박스를 보냈다고 전한 A씨는 “보험사에선 제가 뺑소니 혐의를 벗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다. 저에게 뺑소니 혐의가 적용될까 걱정이 된다”며 사고 당시 상황을 다시 한 번 자세히 설명했다.

 

A씨는 “운전자는 넘어지자마자 팔 까짐 등을 확인하는 몸짓을 취했고 이후 저와 동승자가 바로 내려 119를 부를지 여러 번 물어봤지만 가만히 앉아계실 뿐 대답이 없으셔서 저도 의아했다”며 “이후 배달 건을 넘기려 다른 동료 기사에게 전화를 하셨고 일어나서 스스로 오토바이를 치우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제 차 전기가 꺼지면 블박도 꺼져 위 상황 영상이 없다. 학교에 CCTV 문의 중이며, 당시 뒤차 운전자가 내려 제 차 동승자와 함께 상황을 보았다. 혼자 오토바이를 치우실 만큼 거동에 문제는 없어 보여 괜찮으신 것 같아 2차 사고 위험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뒤차가 밀려 저도 차를 빼주며 갈 길을 갔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들은 한 변호사는 “A씨에게 잘못이 없기 때문에, 특가법상 뺑소니는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사고 후 미조치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사고자의 생명에 위험이 없고 2차 사고의 위험성이 없었기 때문에 구호조치가 필요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동시에 “만약 A씨에게 잘못이 있다면 연락처를 전달해줬어야 한다”며 “이 같은 상황은 특가법상 뺑소니, 사고 후 미초지 둘 다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