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속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三電 나홀로 "감산 없다" 선언

2022. 10. 27. 09:13우주 · [ 과학 ]

'반도체 한파' 속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三電 나홀로 "감산 없다" 선언

 

 

삼성전자, 잠정실적 매출 76조·영업익 10.8조 / 반도체 한파 삼성전자, 3분기 사업별 실적 공개 / 잠정실적 매출 76조·영업익 10.8조 / 반도체 한파에 '어닝쇼크' / 전체 이익의 70%가 반도체

 

'반도체 한파' 속 삼성전자가 273분기(7~9)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발표한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0% 넘게 줄어들며 시장 눈높이에 못 미쳤다.

 

삼성전자는 실적의 핵심은 영업이익의 약 70%를 차지하는 반도체다. 글로벌 경기침체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삼성전자 실적도 부진한 모습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보다 10~15%, 낸드플래시는 13~18%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까지 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은 급기야 내년 투자를 대폭 줄이고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에 선을 그었다. 원가 경쟁력이 앞서있고, 글로벌 1위인 만큼 '치킨게임(어느 한 쪽이 포기할 때까지 피해를 무릅쓰며 경쟁하는 게임)'에 나서도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3% 줄어든 10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93829억원)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매출은 2.73% 늘어난 7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확정 실적 발표에선 사업 부문별 상세 매출과 영업이익이 공개된다. 가장 주목되는 건 반도체 실적이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매출의 36.9%, 영업이익의 70.8%를 차지했다. 반도체 시황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이 조 단위로 바뀔 수 있다.

 

전망은 좋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하면서 부진이 예고됐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금리,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스마트폰·컴퓨터·TV 등 전자제품 소비가 줄었고, 이들 제품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 주문도 감소했다. '경기 침체모바일·가전제품 등 소비 위축반도체 주문 감소 및 재고 증가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가격 하락에 백기 든 SK하닉·마이크론삼성전자 반도체 부진에 '어닝쇼크' "인위적 감산 없다" 승부수 "4분기도 암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10~15%, 낸드플래시는 13~18%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당분간 반도체 가격 상승이 어렵다는 점이다. 수요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세트업체의 재고도 쌓여있다.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에도 낸드 가격은 평균 15~20%, D램은 13~18%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전날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SK하이닉스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시장 침체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카옥시아 등은 잇따라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SK하이닉스는 전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내년 투자액을 올해의 10조원 후반대 대비 50% 이상 줄인다고 발표했다. 또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투자를 최소화하고, 공정전환투자도 일부 미루기로 했다. 특히 수익성 낮은 제품의 생산량을 축소하고 팹 운영 효율성 높이기 위한 제품믹스 및 장비재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상 감산이다.

 

메모리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도 올 하반기 생산량을 줄이고, 반도체 장비 투자 예산을 30% 삭감하기로 했다. 일본 키옥시아 역시 이달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30%가량 줄일 예정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감산에 대해 선을 그었다. 생산량 유지는 물론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메모리 1위 업체로서 원가 경쟁력이 높고 시장이 되살아나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올해 삼성전자 D램 이익률은 경쟁사 대비 5~10%포인트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5세대 10나노 D(5G 10nm DRAM) 1b 공정을 양산하면 4세대 14나노 D(4G 14nm DRAM)을 생산하는 경쟁사보다 원가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가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 보니 다른 업체들은 적자를 내도 삼성전자는 흑자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과거 '치킨게임'의 경험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D램의 경우 3사 체제가 공고히 굳어졌지만 경쟁자가 많은 낸드 플래시의 경우 원가 경쟁력이 약한 후발주자는 상대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1위라는 포지션상 택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원가 경쟁력이나 가격 협상력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