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북에 남북 피겨 단일팀 구성 제안”…27년만의 코리아팀 성사되나

2018. 1. 3. 09:19스포츠 · [ 뉴스 ]

최문순, 북에 남북 피겨 단일팀 구성 제안27년만의 코리아팀 성사되나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해 말 중국 쿤밍(昆明)에서 열린 남북 간 비공개 회동에서 북측에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피겨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고 당시 남측 회동 참석자가 전했다. 북측 당국자도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여 1991년 이후 끊긴 남북 단일팀 구성이 27년 만에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작년 1218일 남북 간 비공개 회동에 참석한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지사가 평창 올림픽 때 남북한 피겨 단일팀을 만들어보자. 제가 노력해볼테니 북측 여러분들도 잘 좀 건의해달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에 북측 425체육위원회 체육원장(차관급)인 문웅 실무 총단장 등 당국자들은 포괄적으로 보고를 잘 드리겠다. 좋은 답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해 1219일 중국 쿤밍에서 열린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공개 회동은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 환영 만찬에 앞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문 단장은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이종무 425체육위원장(장관급)에 이어 북한 내 체육계 3인자 격 인사다.

 

지난해 9월 독일 오베르스트도르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네벌혼 트로피 대회에 출전한 북한 피겨페어팀 렴대옥(왼쪽), 김주식 선수가 연습을 하고 있다.




 

 

올림픽 피겨 단체전은 남자싱글 여자싱글 남녀페어 아이스댄싱 4개 종목으로 이뤄지는데 한국팀은 남녀페어 종목 선수가 없다. 남녀페어는 북한의 전략종목으로, 지난해 9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 북한 대표로 출전한 염대옥김주식 조가 이 부문 6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하지만 마감 시한(작년 10월 말)까지 올림픽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차순위인 일본으로 넘어간 상태다.

 

양기대 광명시장(오른쪽)이 지난해 1218일 중국 쿤밍에서 열린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의 문웅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 지사는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절묘하게 우리가 없는 쪽을 북측이 갖고 있다. 북한 선수들이 남녀페어에 참가해주면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 지사는 북한 출전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제경기연맹에서 와일드카드 부여 권한이 있어서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최 지사는 회동 당시 북한에 평창 올림픽 때 북한 선수단·응원단, 고위급 인사가 함께 와주길 바란다는 뜻도 전달했다. 최 지사는 북한 원산 마식령에서 대표단 발대식을 갖고 강원도 제공 크루즈를 탄 뒤 강릉에서 정박한다면 숙박경호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며 편의보장 의사를 전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 대표단을 이끌 인물은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 아닐까 싶다고 내다봤다. 김 이사장은 북측도 613 지방선거 일정을 다 알고 있었다. 선거 전에 너무 시끄러워지는 건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북한도 원치 않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 2인자인 최용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나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 등 체육계와 직접 관련 없는 인사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비공개 회동에서 북측 당국자는 북한이 평창 올림픽 참가를 발표한다면 외세에 의존해서 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측 당국자는 최 지사 등 남측과 직접 대화하는 게 우리들(북한) 결정에 중요하다. 남한도 외세에 의존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김 이사장은 전했다. 이는 체육 현안에 관한 한 남북 대화와 자주적 관점의 결정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8일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는 별도 회동에 배석한 양기대 광명시장은 북측에 남한 광명과 북한 개성을 잇는 78평화철도 개발을 제안했다. 양 시장은 북측 당국자도 평화철도에 호의적이었다남북관계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철길이 열리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지사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강원도는 북한 참여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빈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오는 15일 중국 쿤밍에서 열리는 강원FC와 북한 425체육단 간 친선 축구경기에도 참석해 북측과 다시 접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