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예산군과 협약을 맺고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시장 살아나자 건물주 횡포

2023. 9. 22. 06:51사회 · [ 종합 ]

이슈예산군과 협약을 맺고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시장 살아나자 건물주 횡포

 

 

백종원, 예산시장 일부 건물주의 횡포에 분노 / "우려가 현실로"예산시장 살아나자 건물주 횡포 시작됐다 / 침체했던 예산시장, '백종원 효과'로 전국서 찾는 명소로 탈바꿈

 

예산군에 따르면 지난달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로 음식점 5곳이 문을 연 이후 한 달 동안 약 10만명이 예산시장을 찾았다.

 

더본외식산업개발원이 창업자 교육을 하는 한편 주변 음식점에 대한 메뉴 컨설팅도 하면서 시장 내 빈 점포를 새로 단장해 맛집으로 탈바꿈시켰다.

 

충남 예산군과 상호 협약을 맺고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산시장 일부 건물주의 횡포에 분노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특집 다큐 '백종원 시장이 되다-2부 예산시장의 기적'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기존 상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예산 시장 내 한 통닭집이 최근 건물주로부터 갑작스럽게 퇴거 통보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백종원은 "어느 정도껏 해야지 꼴 보기 싫어 죽겠다"며 분노했다. 통닭집뿐만 아니라 다른 가게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는 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200여명, 그 외에는 하루에 2030명 방문하는 데 그쳤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백 대표는 "어떤 면에서는 죄스럽기도 하다""이분들이 극과 극으로 나뉜다. 어떤 분들은 팔리지 않던 가게지만 기본 시세 2배를 주겠다는데도 시장 상인회에 연락해서 '우리가 어디 넘겨줘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냐'고 해서 우리가 결국 인수하게 해준 곳이 있다.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유튜브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개점 일주일 만에 1만명이 몰리기도 했다.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잇따라 벤치마킹을 하러 오고 있어 예산군은 최근 평일 하루 평균 방문객이 5천명, 주말에는 1만명에서 15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말 감사한 분들이다. 내가 나중에 감사패라도 보내드리고 싶다. 이렇게 밝게 지켜주는 분들이 있는 반면에"라며 한숨을 쉬었다.

 

백 대표는 예산시장메뉴는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닭 바비큐, 파기름·잔치국수, 꽈리고추 닭볶음탕, 부속 고기 등으로, 예산의 맛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평일인 지난 7일에도 정오가 되기 전부터, 시장 내 테이블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장 안은 시끌벅적했고, 국숫집과 막걸리 가게 등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천안에서 직장동료들과 함께 왔다는 김모(34)씨는 "유튜브를 보고 왔다""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며 웃어 보였다.

 

청주에 거주하는 이모(64)씨도 "처남네와 함께 출렁다리와 추사 김정희 선생 고택 등을 둘러보고 예산시장이 유명하다고 해 점심을 먹으러 왔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맥반석 쥐포 구이를 파는 안흥순(71)씨는 "우선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너무 좋다""매출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잡화점을 하는 한 상인은 "아직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시장에 생기가 도니 좋다"고 전했다.

 

다만 예산시장과 주변 상권, 관광지와 연계를 강화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에 사는 대학원생 김모(33)씨는 "쇠퇴해가는 전통시장을 되살렸다는 취지가 좋다"면서도 "먹자골목 컨셉과 어울리지 않는 기존 점포들에는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에 처음 왔는데, 하룻밤 자고 갈 수 있는 인프라와 연계된 관광 코스가 있다면 충분히 재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예산군은 지금 같은 인기가 앞으로도 지속하고, 효과가 주변 상권 등으로 확산하도록 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우선 시장 내에 새로운 점포 34곳을 추가 창업할 계획이다.

 

예산시장 내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주변 폐교를 활용해 전통주 체험시설을 만드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예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주변 상권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추가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청년 창업을 유도하고, 청년이 예산에 정주할 수 있도록 해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예산시장은 백종원과의 프로젝트를 통해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인근 숙박업소가 숙박비를 2배 올려받는 문제가 제기됐고, 우려했던 임대료 상승 문제도 현실로 다가왔다.

 

백 대표는 "제가 그동안 골목식당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해봤다. 골목에 도움을 드리겠다고 식당들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방송으로 노출하고 홍보했는데 결국 건물주들 좋은 일만 시켰다""지자체에서도 일부 지역의 상가를 매입하고, 저희도 일부러 상가를 매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