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한동훈 "건설적 대화 많이 하길"…이재명 "가치대립 아니면 협조"

2023. 12. 30. 22:15국회 · [ 정치 ]

정치/포커스 한동훈 "건설적 대화 많이 하길"이재명 "가치대립 아니면 협조"

 

 

한동훈 '김건희 '"특검법은 명백한 악법으로 거부권은 국민 위해 당연" / -20분간 첫 대면 일단 대체로 화기애애 '이태원특별법·선거제 처리' 논의 /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 야당 단독 처리한,'쌍특검 강행' 야 향해 "똘똘 뭉쳐 악법 통과에도 부끄러움 못 느껴" / '"내부 사극 찍고 삼국지 정치 말자 사극은 최수종 것이고 제갈량은 졌다" / "민주, 총선용 악법 '김건희 특검법' 스스로 거둬 달라" / "윤 정부 무조건적 비난에서 벗어나 민생 정치 복원해야" / 한 이르면 내주 공관위원장 인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취임 인사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20분간 상견례를 했다.

 

이날 만남은 법무부 장관으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보고했던 한 비대위원장과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이 대표가 각각 여야 대표 자격으로 만난 것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한 위원장은 취임 후 이 대표에 대해 '중대 범죄 혐의자', '검사를 사칭한 분'이라며 날을 세워왔다.

 

한 위원장이 오후 국회 본청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가 이뤄진 회동은 일단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 대표가 "악수나 한번 할까요? 사진 먼저 찍을까요?"라고 말을 건네자 웃으며 서로 악수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백드롭 글귀는 '김건희 특검 대통령은 수용하라'였다.

 

이어진 참석자 소개 때 한 위원장이 거론되자 이 대표는 "환영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먼저 "이렇게 환대해 줘서 이 대표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을 이끌게 된 다음에 처음 뵙게 되는 것 같다. 급작스럽게 취임하게 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말씀을 올렸는데도 흔쾌히 빨리 일정을 잡아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당과 야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서로 다른 점도 분명히 많이 있겠으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을 더 크게 보고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오늘은 내가 대표님 처음 뵈러 와서 대표님 말씀을 많이 듣고 가겠다"고 인사를 마쳤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님 취임과 방문을 환영하고 축하드린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우리 정치는 국민을 대신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좀 더 안전하게 지켜나가고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책임지고 삶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가 비록 약간 다른 입장에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은 이러한 국민들이 맡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 위원장님 역시 집권 여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으로서 큰 포부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의 계획도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 민주당은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은 국민을 위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총선용 악법'을 스스로 거둬 달라"며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의를 왜곡해서라도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식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우리 정치의 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 정 대변인은 "어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대화와 타협, 이해와 양보를 통한 절충이라는 정치의 본령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 우리 민주당이 해야 될 제일 중요한 일, 민생을 챙기는 일,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밝게 개척하는 일이 우리 모두에 주어진 책임 아니겠나. 우리도 정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 하실 수 있는 일, 하고자 하는 일을 제안해주시면 우리가 가치적으로 대립되는 게 아닌 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이임식 때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다'고 한 말을 거론, "우리 사회 약자들, 서민들의 현안 중 가장 중요한 게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이라며 "그분들이 소망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라는 걸 정치권이 외면하지 말고 들어줄 수 있도록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선() 구제, () 구상' 방식의 전세사기 특별법에 함께 참여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12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는 한 위원장과 이 대표가 서로 덕담을 주고받은 뒤 법안 처리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고 양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태원특별법과 선거제도에 대해 조속히 잘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 간에 협조하고 두 분 대표들이 빨리 정리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이태원특별법과 선거제도에 대해 조속하게 결정을 내리자는 취지의 대화가 있었고 그 외에는 다 덕담이었다"고 전했다.

 

전날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의 재표결 문제 등 다른 현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방에는 국민의힘에서 장동혁 신임 사무총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김형동 대표 비서실장, 민주당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권칠승 수석대변인,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한 위원장이 떠날 때 이 대표가 대표실 문 앞까지 나와 배웅하고 악수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양당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도움되고 상생에 도움되는 정치, 효율적인 정치를 하자는 말씀을 분위기 좋게 나눴다""서로 간에 진행되는 민생 관련 법안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우리가 마음을 터놓고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논의하자는 얘기를 했다. 또 선거제도 같이 결정해야 할 부분은 무용한 힘겨루기나 감정싸움 하지 말고 저랑 둘이 신속히 결정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법은 총선을 그걸로 뒤덮고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다는 명백한 악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49, (총선 당일인) 10일에도 종편이나 이런 데서 2시에 생방송으로 때려 가지고는 국민들이 어떻게 정상적인 선택을 하겠나"라며 "게다가 수사 결론이 그 이전에 나오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거부권 행사와 관련 대통령실이랑 논의가 있었는지 묻자 "특별히 논의한 바는 없다"고 답했다.

 

향후 특별감찰관 임명이나 제2부속실 설치 등을 대통령실에 건의할지에 대해선 "조금 다른 이야기"라며 "민생 전반이나 제가 당을 이끌면서 필요한 정책들은 앞으로 차차 고민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첫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는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기기 위해 모였지만,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다 동원하겠지만, 그럼에도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떼지 않겠다는 약속, '피벗플레이'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발을 바닥에 고정한 채 나머지 발은 움직이며 방향을 바꾸는 농구의 '피벗플레이'에 빗대 앞으로의 당 운영 원칙을 밝힌 것이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두발 다 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플레이하면 민주당과 다를 게 없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 격이 맞는 명분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이기겠다는 우리의 결심이 오히려 우리를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 구성원들에게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고 당부하며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기본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선 언제든 야당과 협치하겠다""윤석열 정부의 국정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에서 벗어나 진짜 국민의 삶을 돌볼 수 있는 민생 정치의 복원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정 대변인은 또 "대한민국 국민은 분명히 지금보다 더 나은 정치를 가질 자격이 있다""정치권이 극한의 정쟁에 매몰돼 국민의 삶을 외면하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특검법 관련 의견을 냈나'는 질문에는 "안에서 특별한 그런 얘긴 없었다"고 답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비대위원장실을 방문한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