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12. 23:14ㆍ남북 · [ 회담 ]
첫곡은 역시 '반갑습니다~'…北예술단 서울 공연
문재인 대통령 내외, 김여정 등 北 대표단 등 1550명 관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의 연합 예술단인 삼지연관현악단은 11일 오후 7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특별 공연에서 '반갑습니다'를 첫 곡을 선정했다.
북측 가수 리경숙의 대표곡인 '반갑습니다'는 지난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특별공연에서도 첫곡으로 불린 바 있다.
이날 공연 내용은 지난 8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첫 번째 공연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예술단은 이번 공연에서 북한 노래 8곡, 남한 노래 13곡,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 25곡 등 40여 곡과 무용을 100여분 동안 선보일 예정이다.
평화와 통일의 출발을 위한 이날 국립극장 북한예술단 특별공연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비롯한 관객 1550여명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또 '사물놀이 명인'인 김덕수 교수를 비롯해 신달자 시인, 손숙 연극배우,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성시연 지휘자,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 손열음 피아니스트 등 주요 문화계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
김덕수 교수는 서울 공연에 앞서 북한예술단의 공연에 대해 "많은 부분이 서양식으로 업데이트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서 1990년과 1998년 북한을 찾아 공연한 경험이 있다.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아트센터 1차 공연을 TV 녹화 중계로 봤다는 김 교수는 "재즈의 영향 등 서구적인 부분이 크게 늘었다"며 "악단의 절반을 차지했던 국악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연주의 수준이 1990년과 1998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삼지연관현악단(이하 북예술단)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특별편성된 북한의 연합예술단이다. 단장은 모란봉악단 단장인 현송월이 맡고, 지휘는 공훈국가합창단 단장인 장룡식과 같은 단체의 윤범주가 맡았다. 공연단 구성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케스트라는 삼지연악단이, 중창조는 청봉악단 중심으로 편성됐다.
이날 북한예술단 서울 공연을 앞두고 국립극장 앞에서는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각각 집회를 열고 각각 거부감과 환영의 뜻을 담은 시위경쟁에 나섰다.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1km 떨어진 동대입구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부자의 초상화를 불에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다.
결국 애초 집회신고를 냈던 국립극장 맞은편 반얀트리 호텔 앞에서의 집회를 금지당한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은 국립극장으로부터 1km가량 떨어진 동대입구역 6번 출구 앞에 모여 반북집회를 이어갔다.
보수단체가 예고한 '북한 화형식'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몸에 두른 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삼부자의 초상이 그려진 대형 인공기를 든 보수단체 회원들은 "평창 올림픽이 평양 올림픽이냐"고 비꼬면서 초상화에 불을 붙였다.
이에 경찰도 곧바로 대응, 불에 붙은 종이와 초상화를 소화시키고 이들이 가진 인공기를 압수했으며, 도를 넘어서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제지에 나섰다.
같은 시각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석방운동본부' 소속 회원 1000여명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일플라자(DDP)에서 태극기집회를 열고 정부와 북한예술단, 평창올림픽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도 인공기와 김 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현송월 예술단장 등 북한 주요 인사 얼굴이 담긴 사진을 준비해와 훼손하기도 했는데 경찰은 과격 행위에 대해 적극 제지에 나서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진보단체도 보수단체와 불과 30m 떨어진 곳에서 북한 예술단 공연과 평화를 환영하는 집회를 열고 응수했다.
한국진보연대와 자주평화통일 실천연대 소속 회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 동대입구역 5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 "뜨거운 동포애로 (예술단을) 환영해주세요" 등 구호를 연호했다.
북예술단이 남한에서 공연한 것은 2002년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15년6개월 만이다. 남북이 함께 진행한 대규모 문화행사는 2006년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열린 윤이상 기념 음악회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공연 관람을 마지막으로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북한으로 돌아간다. 귀환 방식은 남측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인천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전용기인 '참매-2'호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을 마친 북예술단은 오는 12일 경의선 육로로 귀환할 예정이다. 방남한 지 6일만이다. 지난 6일 만경봉-92호를 타고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입항한 북예술단이 경의선 육로를 택한 것은 만경봉호로 귀환하는 것 보다 서울에서 바로 육로로 가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은 끊어졌던 남북 문화교류의 다리를 다시 연결한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계속된 북미 간 군사적 대치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창동계올림픽을 진정한 평화올림픽으로 만드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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