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4. 04:00ㆍ부동산 · [ 투자 ]
오피스텔 인기 바닥?…"'깜깜이'로 다 팔아요"
KB부동산신탁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짓는 ‘사보이시티잠실 오피스텔’(전용면적 19~76㎡)은 4월 25일 진행된 청약에서 473실 모집에 53건 신청에 그쳤다. 청약경쟁률로만 보면 0.1대 1 수준에 그친 것이다.
10분의 1 정도 밖에 못 채운 것인데 이 정도 청약이면 요즘 오피스텔 청약에선 양호한 편에 속한다. 더채움아이앤씨가 경기 하남 망월동에 짓는 ‘미사 더 오페라 2차 오피스텔’은 420실을 모집했는데, 6건 신청에 그쳤다. 한국자산신탁의 ‘영종도 운서동 더예스 클라우드 오피스텔’은 아예 청약신청이 한 건도 없었다.
잠실이나 하남의 경우 아파트 청약이 진행됐다면 수만건의 1순위 통장이 몰렸을 지역인데, 오피스텔은 왜 이렇게 저조한 청약 경쟁률이 나왔을까. 정부의 전매제한 규제와 대출 규제 등으로 오피스텔 인기가 정말 사그라진 것일까.
오피스텔 청약 제로 현상은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를 통해 청약을 진행하면서부터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25일부터 300실 이상 오피스텔의 경우 인터넷 청약과 추첨을 의무화하고, 청약 경쟁률도 공개하도록 했다.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실제 분양 현장에선 인터넷 청약이라는 과정이 한 단계 추가된 걸 제외하면 여전히 현장에선 이른바 ‘깜깜이 분양’이 진행되고 있다. 깜깜이 분양이란 청약 이전에 예약분을 받거나 소비자들에게 분양 일정을 최소한으로 알린 이후 청약을 재빨리 마감해 미분양분을 만들고 이를 선착순으로 파는 것을 말한다. 오피스텔 청약시장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먹혀들지 않는 것이다.
오피스텔 시행자의 경우 일정 수준의 사전 계약률을 확보하면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받을 때 대출 규모나 금리 등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 깜깜이 분양을 통해 청약 미달이 되면 이후 개별 영업을 통해 계약자를 모집하면 홍보비도 아낄 수 있다. 애초 오피스텔 인터넷 청약으로 청약시장이 투명해지고 깜깜이 분양도 개선될 것이라고 봤지만, 여전히 사업자들은 편법을 쓰는 셈이다.
청약자들이 아직 인터넷 청약에 익숙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에서 청약금을 예치해 청약하면 되는데, 대부분 청약통장을 쓰는 것으로 착각하거나 인터넷 청약이 되는 것을 모르고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직접 찾는 사례가 많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서울 오피스텔 연 임대수익률은 4.82%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5.3%, 6.26%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아 투자자들이 꽤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깜깜이 분양이 지속되면 좋은 동·호수를 선점한 사전 계약자 때문에 기존 인터넷 청약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고, 오피스텔 관련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수요자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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