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내 서울 올까 세 가지…서울 방문 환영 대학생(꽃물결)결성

2018. 11. 29. 09:39남북 · [ 회담 ]

김정은 연내 서울 올까 세 가지서울 방문 환영 대학생(꽃물결)결성

 

이들은 지난 22일부터 종로구 혜화역을 시작으로 왕십리, 건대입구 등 서울 시내 대학가 곳곳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환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남북의 평화 이벤트가 또 한번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인가. 분단 70년 동안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방문할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의 시한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과연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실제로 이뤄질지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 무드는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한 구체적인 시그널(신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북측 사전답사단의 방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북미고위급회담의 성서 여부에 따라 일정 자체가 매우 유동적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첫 번째 관문 : 이달말 북미고위급회담...김정은, 서울 답방 의제 조율돼야

 

대다수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 결과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교가 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에 대해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북미관계가 교착국면에 있을 때 남북정상회담이 활로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해 다시 대화 분위기를 띄우고, 소통의 기회를 갖는 그런 장면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문 센터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견인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지금 힘을 발휘할 때라며 김 위원장에게 살라미 전술(현안을 잘게 나눠서 하나씩 해결하며 실리를 챙기는 방식)’과 단계적·동시적 방식의 협상이 아닌, ()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북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걸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센터장은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 기회라며 김정은 위원장으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미 비핵화 협상은 소강상태에 빠져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간 중재 역할을 자임했지만, 북미 간 근본적인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문 센터장은 "이달 말이나 12월 초에 북미고위급회담이 열리고 좀 더 진전된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센터장은 특히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풍계리 사찰문제, 영변 핵시설 같은 경우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구적으로 페기하겠다고 했는데, 북한이 과거와 다른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들어가는 그런 게 나와야 한다.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진전이 있으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내 서울 답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대북 전문가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지도에 나서는 등 한국과 미국 정부를 자극하는 모습을 보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한 매체들도 한국의 단독훈련인 태극연습, 호국훈련을 비롯해 한미해병대 연합훈련인 케이맵(KMEP)이 마치 9.19 남북군사분야합의를 위반한 것처럼 맹비난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방남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 전문가는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에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올해 안'이라고 명시돼있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라고만 돼있다. 이 것을 우리 정부에서 '금년 내, 연내'라고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관문 : 김정은 서울 답방 시 경호·숙소 난제...보수단체 집회 등 반대여론 거셀 듯

 

정부 일각선 "정상회담 장소, 서울 아닌 제주도로 옮겨야" 주장도 나와

 

김 위원장의 경호 문제도 쉽지 않은 난제다. 외교가에선 만약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경우 김 위원장이 묵을 숙소는 호텔 하나를 통째로 빌려야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분단 이후 북한 지도자의 첫 방남인만큼 경호는 초특급이 될 수 밖에 없다. 북한당국으로선 서울의 경우 '언제 어디서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인식을 가질 경우 사전준비에 좀 더 각별한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다만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경우 호텔 전체를 대여해주기는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 이미 연말까지 거의 대부분의 숙박·행사 예약이 차있기 때문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외부와 완전 차단이 가능하고, 호텔 전체를 북측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에 김정일 답방에 대비해 워커힐호텔 옆에 새로 W서울 워커힐호텔(현재 비스타 워커힐 서울)을 지어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안다""김정은 위원장이 오더라도 힐튼호텔이나 신라호텔에서 묵기는 상당히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숙소 선정 문제가 생각보다 어려운 난제"라고 전했다.

 

정부 일각에선 김 위원장와의 정상회담을 서울이 아닌 제주도로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제주도의 경우 도서지역의 특성상 대내외적 변수가 적고 경호·의전 등을 서울보다 훨씬 통제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고립된 지역의 호텔을 선호, 사실상 숙소 주변은 전면 통제해왔다는 점에서 경호와 의전만 놓고 볼 때 제주도가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사실 숙소 문제는 큰 문제가 안될 수도 있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에는 VIP용 스위트룸이 왠만하면 다 구비돼있어, 서울에서 장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숙박과 의전, 경호 등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그러나 "문제는 보수단체 등 부정적 여론"이라며 "호텔 안팎에서 반대집회가 열리고, 차량 이동시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한다면 북측으로선 상당히 예민해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정황을 고려해야겠지만 제주도 회담도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 번째 관문 :실무협상 도맡던 김창선 사전답사 미정..."아직 카운트다운 안돼"

 

의전·통신·보도 등 실무팀 논의 필요, 시간 빠듯해 연말 넘길 가능성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그 상징성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 지난 판문점 정상회담과 평양 정상회담 당시에도 남북 정상회담 일정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화제가 됐다.

 

이번 정상회담 역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장소와 언론의 취재활동을 보장할 프레스센터 마련 등 의전·경호·통신·보도 등 실무적 논의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1,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측 대표는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을 비롯해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신용욱 경호차장, 권혁기 춘추관장 등이 참여했다. 북측은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로 알려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수석대표로 한 실무진들이 모였다.

 

북한의 김창선 라인은 그동안 3차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했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실무적 준비 경험도 있다. 이 때문에 과거 판문점 정상회담과 달리 서울 답방의 준비 시간은 다소 절약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김 위원장은 대내외에 약속한 연내 서울 답방의 당위성과 북미고위급회담 논의 결과를 검토한 뒤 서울 답방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1,2차 정상회담을 치뤄본 실무팀이 있기 때문에, 날짜만 정해지면 사전준비는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북미고위급회담이 큰 성과 없이 끝나고, 12월 중순이 넘어가면 사실상 연내 서울 답방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그럴 경우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맞춰 방남 시기를 다시 재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방남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한복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 위원장의 육성을 켠 사람들은 지난 21일 출범한 '백두칭송위원회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꽃물결)'이다. 대학운동권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 22일부터 종로구 혜화역을 시작으로 왕십리, 건대입구 등 서울 시내 대학가 곳곳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환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신촌에 모인 10여명의 단원들은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김 위원장이 앞선 남북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연내 서울 방문을 뜨겁게 환영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단원은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먼 과제 같았던 통일이 다 왔다는 느낌이 든다""우리가 (그동안) 주고 받은 것은 감귤과 송이버섯 뿐만이 아니다. 그 상자 안에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동포의 민족애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머지 않았다""더 크고 따뜻한 통일의 바람이 한반도에 올 것이다.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시는 그날 우리가 한 마음으로 환영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단원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평양 시내에서 카 퍼레이드를 했을 때 수많은 주민들이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면서 "이는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을 향한 북한 주민들의 열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열렬히 환영할 때"라며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평양에서 받은 엄청난 환대와 환영 이상으로 (김 위원장을) 환영해야 한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시대, 통일의 시대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여성 단원은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이 지난 9월에 문 대통령을 환영하고 칭송했던 것처럼 (김 위원장을) 열렬히 환호해보자""평양이 했던 만큼 우리도 해야 낯이 서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날 캠페인 현장에서는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전과 남북 정상회담 및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의 영상 상영이 함께 진행됐다.

 

모금함이 설치되는 한편 한반도 배지와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메시지가 적힌 차량용 스티커가 각 2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꽃물결에 따르면 이를 통한 수익금은 김 위원장 환영을 준비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호응은 별로 없었다. 꽃물결 단원들이 김 위원장 환영의 메시지를 받는 포스트잇 이벤트를 권했으나 찬 바람에 옷을 더 여밀 뿐 빠르게 자리를 뜨는 시민들만 눈에 띄었다. 현장을 지나는 젊은이들이 호기심 어린 시선을 던지기도 했으나 잠시 뿐이었다.

 

환영 캠페인에 반대하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시민단체 활빈단의 홍정식 대표는 '김정은 열렬환영 기쁨조 규탄! 고모부 고사포 처형, 형 독살 살인마가 위인이냐? 공산당이 좋다니? 미쳐도 곱게 미쳐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꽃물결이 캠페인을 벌이는 앞에 마주 섰다.

 

이후 '인권 유린' '친족 살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나타난 또 다른 남성은 "인권 유린을 두둔하는 인권 대통령 웬 말이냐. 김정은 한국 오지 마라. 수많은 사람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고 여고생을 성노예로 쓰는 김정은을 환영하는 게 웬 말이냐. 김정은은 개XX"라고 외치다 경찰에 저지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