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0. 05:44ㆍ사회 · [ 이슈 ]
곽상도 문 대통령 아들 문준용…코로나 “피해사실 딱 4줄 쓰고 1400만원 수령”
상세히 피해사실을 기록하고도 탈락한 지원자가 상당수 / 곽상도 대통령 아들 문준용, / ‘아빠 찬스’ 논란 2차전 / 곽 의원, “피해사실 4줄 쓰고 1400만원 수령” / 피해지원 의혹 다시 꺼내 / “문준용보다 피해사실 상세히 적은 탈락자 다수 존재” / 피해사실을 상세히 기술했는데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
곽상도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피해 지원금을 신청한 시각 분야 지원자는 모두 281팀이었다. 그 중 실제 지원 대상에 선정된 사례는 모두 46팀으로 경쟁률은 6.1 대 1에 달했다. 이들 지원자의 피해사실 확인서를 모두 조사한 결과 탈락자 235팀 가운데 215팀(91.5%)은 문씨보다 피해사실을 자세히 적었다. 재단 측은 “당시 지원금 지급 여부가 코로나 피해 크기에 좌우됐던 만큼 네 줄짜리 진술로 지원금을 받아간 게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게 곽 의원 측의 주장이다. |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미디어아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른바 ‘아빠찬스’ 진실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39)씨가 서울문화재단의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 사업’ 지원금 1400만원을 수령할 당시 네 줄짜리 피해내용 기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문씨보다 상세하게 피해를 서술한 지원자 상당수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야당은 “특혜성 지원”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선공은 곽 의원이 날렸다. 곽 의원은 9일 조선일보를 통해 지난해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에서 지급한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 지원금’ 1400만원을 수령하는 과정에서의 의혹을 제기했다. 단 4줄의 피해사실을 적고 85.33점(100점 만점)을 획득해 6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는 것.
실제 곽 의원실이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각분야 281명의 지원서류를 전수조사한 결과, 문 씨를 포함해 지원대상으로 최종선정된 이들은 총 46명이었다. 심지어 탈락한 235명 중 91.4%인 215명의 피해사실 내용이 문 씨보다 상세했고 구체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선정자들 중 36명만이 받은 최고지원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곽 의원실이 공개한 문 씨의 피해사실 확인서에는 “현재까지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되고 그 외에도 올해 기획되었던 여러 전시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됨. 특히 2월에 예정되었던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는 불과 1주 전에 취소되어 손실이 큼. 작품 판매 기회가 상실되었으며, 상기 취소된 전시를 위해 제작하였던 여러 작품들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함”이라는 글귀만이 피해사실에 대한 서술의 전부였다.
반면 지원자 A씨는 전년 대비 매출·감소액을 추산해서 그래프로 표현하는 등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적시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했다. 장애인 예술인을 육성하고 예술활동을 지원해온 B씨의 경우에는 “장애인 예술가들을 집으로 돌려 보낼 수 없다. 희망을 잃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지만 도움을 얻지 못했다. 이밖에도 3페이지가 넘는 상세한 피해사실을 기술했지만 탈락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곽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은 피해사실 확인서를 빽빽히 쓰고도 빠진 부분이 없는지,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는지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조선일보를 통해 전했다. 덧붙여 “억울하게 떨어진 지원자들에게 ‘서울시가 제대로 사람을 고른 것’이라는 문씨의 말은 조롱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문 씨가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지원금’ 수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통령인 아버지의 덕을 봤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문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게 “착각하는 것 같은데, 지원금은 작가에게 수익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작가가 전시·작품 제작에 사용하는 돈”이라며 “(서울시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또한 “대통령을 공격하려는 자들이 저의 생업인 미디어아트 작가 활동까지 훼방한다”며 “저 또한 이 나라 시민이고, 일개에 불과하기에 생업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아가 “정치인들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저를 비판하는 것은, 상대 진영이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용도”라며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아버지 빽이라고 하면, 직업적 권위를 어떻게 쌓으라는 거냐”고 받아치기도 했다.
곽 의원과의 충돌은 지난해 10월에도 있었다. 당시 곽 의원은 교육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유자은 건국대학교 이사장이 출석하게 되자 2019년 8월부터 시간강사로 나섰던 문 씨의 평가자료를 요구했다. 그때 곽 의원은 “남들과 달리 강좌가 늘어난 것이 '아빠 찬스'인지, 좋은 강의로 평가받은 결과인지 확인하려고 자료 제공 요청한 것”이라고 자료요구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문 씨는 “곽상도 의원이 제가 출강 중인 대학 이사장을 국정감사에 불러내고 강의평가를 달라고 했다는데, 한마디로 시간강사 시킨 게 특혜 아니냐는 소리”라며 “본의 아니게 폐 끼친 분이 또 한 분 늘었다. 이번에 강의 잘리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심정을 전했다. 이어 “곽상도가 상습적이고 무분별한 권한 남용으로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추후 여당 요청에 의한 증인이었음이 밝혀지며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문씨 지원금 수령이 논란이 됐을 당시 재단 측은 “추경 예산 45억원을 활용해 총 254건의 예술단체(인)을 선정해 긴급지원금을 지원했는데 문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며 “가난이나 생계 곤란이 아니라 예술 활동이 정지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지원 사업”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한 세 번의 전시회 취소, 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을 근거로 (문씨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문씨는 피해사실 확인서 중 ‘구체적인 피해내용 기술’에 “현재까지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되고 그 외에도 올해 기획되었던 여러 전시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될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됨. 특히 2월에 예정되었던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는 불과 1주 전에 취소되어 손실이 큼. 작품 판매 기회가 상실되었으며, 상기 취소된 전시를 위해 제작하였던 여러 작품들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함”이라고 적었다. 보조금 지원신청서에는 자신의 작품에 관해 “새로운 문화 기술을 종합한 예술 개척 사례로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썼다.
그러나 문씨는 이런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85.33점을 얻어 전체 34등을 기록했고, 지원 대상 46팀에 포함됐다. 또한 최고 지원액인 1400만원을 수령한 36팀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건 문씨보다 상세히 피해사실을 기록하고도 탈락한 지원자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A 지원자의 경우 코로나 피해가 있기 전인 2020년 1월과 피해가 시작된 뒤인 2020년 2월을 비교하는 그래프를 그려서 첨부했고, 식목일과 어린이날 기대했던 예상 실적을 상세히 적시하는 등 A4용지 한 장 반 분량의 피해사실을 적어 냈지만 탈락했다.
장애인 예술가를 발굴·육성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B 지원자도 피해 현황을 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등 A4용지 한 장 반 분량의 피해사실을 기록했지만 역시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100줄이 넘는 지원서를 작성한 C 지원자도 탈락했고, 문씨와 유사한 미디어 아트 분야 종사자인 D 지원자도 “장비를 팔아 생활비에 보태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지원 대상에 들지 못했다.
이에 곽 의원 측은 피해사실 서술 분량이 아닌 피해 건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씨는 ▶2월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부산 미디어 특별전 ▶4월 구룡포 예술공장(금산갤러리) 개인전 ▶6월 Open Media Art Festival in Jordan 등 세 건의 전시 취소를 피해 사례로 적었다.
그러나 재단 자료를 분석한 곽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불합격자 중 강의·세미나 등을 포함해 4건 이상의 피해를 호소한 경우는 31팀이었다. 전시·공연으로만 한정해 불합격자를 봤을 때도 4건 이상의 피해 호소가 11팀이었다. 문씨와 동일하게 전시·공연으로만 3건의 피해를 입었는데도 탈락한 경우도 25팀이었다.
곽상도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은 피해사실 확인서를 빽빽히 쓰고도 빠진 부분이 없는지,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는지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밤을 새워가면서 지원 서류를 적어내고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지원자들에게 ‘서울시가 제대로 사람을 고른 것’이라는 문씨의 말은 조롱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문씨는 앞서 지원금 수령이 논란이 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가 (지원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이라며 “제 작품은 대통령 아들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음”이라고 적었다.
◇서울문화재단 "별도의 심의기준으로 평가"=이에 대해 서울문화재단 측은 설명자료를 내고 “피해사실 확인서는 분량이나 서술 형식과 무관하게 피해 사실 여부만 확인하는 참고자료이며 ‘피해사실’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의 기준으로는 ▶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20점) ▶사업수행 역량 및 실행능력(60점) ▶사업의 성과 및 기여도(20점)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어 ‘전체 지원대상자 중 36명만 최고 지원액인 1400만원을 지급 받았으며 문준용씨가 그 36명에 포함됐다’는 곽 의원측 주장에 관해서는 "시각예술 분야 최대 지원금은 1500만원이었지만 많은 이들에게 지원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1400만원으로 일괄 조정하고, 신청지원금이 이에 못 미칠 경우 신청한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심의위원회에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문화재단 측은 지원대상자의 78%인 36명이 1400만원을 지원받았으며 10명(22%)은 1300만원, 600만원 등 1400만원에 못 미치는 금액을 신청해 그 금액대로 지원받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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