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4. 04:24ㆍ공수처 [ 법원 ]
檢반발에도 '조건부 이첩' 못박은 공수처…사건사무규칙에 부글부글 검·공 갈등 본격화
공수처, 檢반발에도 사건사무규칙 제정 / '공소권 조건부 이첩' 명문화 / 이첩 요청권 기한 14일로 / 경찰, 공수처에 판검사 영장 신청 / 檢반발에도 '조건부 이첩' 못박은 공수처 / 경국 양 기관 갈등 본격화 / '출범 100일' 맞은 공수처 / '조건부 이첩' 등 검찰 반발 내용 고스란히 / 헌법소원 등 공수처 "협의체 통해 혼란 줄일 것" / "기존처럼 기소 진행 / 대법 판단 전까지 혼란 불가피" / 검찰, '조건부 이첩'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 부글부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3일 사건사무규칙을 제정하면서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검찰과의 '조건부 이첩'과 '이첩 요청권'에 대해 검찰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공수처의 의견을 관철하면서. 공수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검·경을 지휘하며 주요 사건을 좌우할 수 있게 해놨다"며 "공수처는 검·경 위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법조계의 지적했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사건사무규칙을 제정하면서 논란이 돼왔던 '조건부 이첩'과 '이첩 요청권'에 대해 검찰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공수처의 의견을 관철했다.
공수처는 이날 사건의 접수·수사·처리와 공판 수행 등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 관련 사항을 담은 사건사무규칙을 제정·공포한다고 밝혔다. 모두 35개조로 규정된 사무규칙에 따르면 공수처는 사건을 ▲ 입건 ▲ 단순 이첩 ▲ 불입건으로 분류했다.
우선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는 사건과 다른 기관에 넘겨 수사를 완료한 뒤 다시 공수처로 이첩할 것을 요청하는 '조건부 이첩' 사건, 다른 수사기관이 공수처에 통보한 사건 중 공수처가 수사 개시한 사건을 '입건'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사 비위 사건 등을 이첩할 때 '수사 후 재이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검찰이 그동안 반발해온 내용이 그대로 공수처 사건사무 규칙에 담겼다.
공수처의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막는다는 설립 취지상 공수처가 검사 사건의 기소권을 보유할 수밖에 입장이지만, 이번 규칙 제정으로 두 기관 사이의 갈등과 힘겨루기는 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어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한 사건을 `단순 이첩'으로 구분하고, 나머지 사건은 '불입건 대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을 공수처가 넘겨받을 수 있는 '이첩 요청권'과 관련해서는 공정성·중대성·공소시효 등을 고려 요소로 규정하고, 이를 판단하기 위해 해당 기관에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공수처가 이첩 요청권을 발동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14일 이내에 이첩해 달라고 요청하도록 했다. 다만 긴급체포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공수처가 수원지검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재이첩하며 "수사 후 송치해달라"고 단서를 달아 부상한 '조건부 이첩'은 검찰의 반대에도 규칙에 포함했다.
업무 과중으로 수사 여력이 없을 때, '제 식구 감싸기' 우려가 큰 사건은 일단 해당 기관에서 수사하고, 공수처는 이를 받아 수사를 제대로 했는지 검증한 뒤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경찰이 판·검사를 수사할 경우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위한 영장은 검찰이 아닌 공수처에 신청하도록 했다. 공수처는 이를 위해 영장심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피의자·참고인에게 소환을 요구할 때는 당사자뿐 아니라 변호인과도 협의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영상녹화장비가 설치된 조사실에서 조사를 진행해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공수처에서 수사를 마치면 수사 담당 검사와 별도로 임명된 공소 담당 검사가 공소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사와 공소를 분리하도록 했다.
대통령·국회의원 등 공수처가 수사권을 보유하지만, 기소권이 없는 사건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를 종료하면, 공소제기 요구 결정 또는 불기소 결정을 하도록 하고 서울중앙지검에 사건 기록 등을 송부하도록 했다.
이밖에 공수처의 수사·공소 등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한 수사심의위·공소심의위·수사자문단을 설치할 근거를 규정에 담았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서 규정하지 않은 공수처 업무에 대해서는 '검찰사건사무규칙'을 따르도록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품격있고 절제된 선진 수사 제도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며 공정한 수사를 실천할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향후 규칙 해석과 적용에 혼선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검찰·경찰·해경 등으로 구성된 수사기관 간 협의체를 통해 논의할 계획이다.
4일 이날 공수처가 관보에 게재한 사건사무규칙 25조 2항에 따르면 공수처는 다른 수사기관에 검사·판사·경무관 이상 경찰관 사건을 이첩하며 공수처가 추가 수사 및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수사 완료 후 이첩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지난 3월 공수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원지검에 재이첩하며 '수사 후 이첩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한 근거가 이번 규칙을 통해 마련된 셈이다.
다만 공수처는 검찰의 반발을 고려해 '이첩 요청에 응해야 한다'는 등 조건부 이첩을 강제하는 문구는 담지 않았고, 공수처 수사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제 식구 감싸기 우려가 매우 높은 사건에만 조건부 이첩을 행사하기로 했다.
공수처법 24조 1항에서 규정한 '이첩 요청권'은 수사의 진행 정도와 수사 기간, 사건의 중대성, 수사 관련 공정성 논란, 공소시효 만료 임박 여부 등을 기준으로 삼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23조 1항).
처장이 이런 고려 사항에 따라 공수처 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다른 수사기관에 '14일 이내'에 이첩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23조 3항)는 규칙도 담았다.
규칙 26조에서는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그 수사기관의 장은 수사를 중지하고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해야 한다'며 검찰을 압박할 수 있는 단서를 명시했다. 수사 중지는 언급하지 않은 법 25조 2항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특히 공수처는 사건사무규칙이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공수처 규칙으로정했을 뿐 "효력은 대통령령에 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수처는 기존에 조건부 이첩한 사건의 경우 별도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검찰이 그간 조건부 이첩과 이첩 요청권 등에 대해 줄곧 공수처와 반대되는 입장을 취해온 만큼 향후 두 기관 사이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대검찰청은 공수처가 검찰에 이첩한 사건이라면 공수처 내부 규칙만으로 기소권을 확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공수처에 전달한 바 있다.
이첩 요청권에 대해서도 '다른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하면 그 후엔 공수처가 이첩을 요청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고, 사건의 진행 정도나 공정성 논란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이규원 전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는 최근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수원지검의 기소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가 심판 회부 결정을 할 경우 조건부 이첩 조항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게 되는 셈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두 기관 간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오는 7일 공판 준비기일을 앞둔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재판에서도 조건부 이첩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김 처장은 검찰이 재이첩 요청을 거부하고 기소할 경우 "사법부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공소 기각 등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공수처는 공수처 수석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경찰청 수사국장이 참여하는 협의체와 공수처 수석검사, 대검 형사정책담당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담당관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 등 2개의 협의체를 가동해 사건사무규칙에 대한 혼선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번 규칙 제정을 통해 "사건 이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 공수처가 각 수사기관이 최적의 수사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사건을 배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이에 대해 "공수처법 어디에도 검찰이나 경찰에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법에도 없는 권한을 공수처가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수처가 사건을 검찰에 이첩할 경우 검찰이 수사한 뒤 검찰의 권한에 따라 공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사건 이첩 후에도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고 검찰은 수사만 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형사소송법 체계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처럼 기존 형사소송법 틀에서 수사와 기소를 모두 진행할 것"이라고 말해 "대법원이 판단할 때까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지난달 '수사가 마무리되면 사건을 다시 넘겨달라'는 공수처 요구에도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를 기소한 바 있다.
공수처는 '조건부 이첩' 요구를 거부한 채 강행한 검찰의 기소가 법규를 위반한 것이어서 사법부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공수처의 사건사무규칙에 명시된 '이첩 요청권'에 대해서도 공수처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과잉 조항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대검찰청은 이와 관련 구체적인 이첩 기준이 필요하다며 강제수사가 시작된 뒤에는 공수처의 요청이 있더라도 사건을 이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사무 규칙만 보면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검·경을 지휘하며 주요 사건을 좌우할 수 있게 해놨다"며 "공수처는 검·경 위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공수처 [ 법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 유치원 보내던 엄마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0) | 2021.05.17 |
---|---|
1심 "살인의 미필적 고의 있었다 판단 무기한 격리해야"…사건' 발생부터 1심 선고까지 (0) | 2021.05.14 |
난폭운전 칼치기 사고 국민청원 20만명 돌파…법원 형량 적절성 논란 (0) | 2021.05.02 |
이성윤에 관용차 제공 '황제 조사' 의혹…한변 "수사 편의 제공, 불법 특혜" 김진욱 고발 (0) | 2021.04.03 |
법원,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무게 3·1절 대규모 집회 불허…20~30명 제한적 허용 (0) | 2021.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