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물가 경유 46%, 돼지고기 21%, 감자 28% 올랐다…尹 “선거 승리보다 경제위기”

2022. 6. 6. 07:23생활 · [ 물가 ]

미쳤다 물가 경유 46%, 돼지고기 21%, 감자 28% 올랐다선거 승리보다 경제위기

 

소비자물가 도대체 얼마나 올랐길래 / 선거 승리보다 경제위기” /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상승 / 문제는 앞으로다. 물가가 언제까지 오를지 / 어떤 품목의 가격이 계속 오르는지가 관건

 

6·1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물가가 정국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차례 물가 잡기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취임 이후 성장 둔화보다 물가 상승이 더 우려된다며, 물가 문제를 거론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물가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우려했다.

 

5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다. 세계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8(5.6%) 이후 13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정부와 전문가는 이미 5%대의 높은 물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물가가 언제까지 오를지, 어떤 품목의 가격이 계속 오르는지가 관건이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고 한 달 전(4.8%)보다도 상승률이 높다.

 

서민 장바구니 뭐가 그렇게 많이 올랐나

 

경기가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수요가 늘면서 물가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도 둔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공급 가격이 오르며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석유류다. 국내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의 직접 영향을 받는다. 지난달 석유류는 전년보다 34.8% 급등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5.4% 1.5%포인트를 이 석유류가 끌어올렸다.

 

서민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는 먹거리 가격도 최근 안정세에서 오름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4.2% 상승했는데, 특히 축산물 가격이 12.1%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정 내 식료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었던 데다 국제 곡물 가격이 많이 올라 사료비가 상승한 영향이라며 세계적 공급망 차질로 물류비 등 수입 단가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은 각각 국제유가, 국제 곡물 가격 등 대외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직접 손쓰기 어려운 품목이라는 점에서 근심을 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유 가격은 전년 대비 45.8% 비싸고, 휘발유(27%)와 등유(60.8%)도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지게 컸다. 돼지고기 가격은 20.7% 올랐고, 수입쇠고기(27.9%)·감자(32.1%) 등 가격이 서민 부담을 더하고 있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이어 지난달 가스요금이 오른 효과도 반영되며 도시가스 가격이 전년 대비 11%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 가격을 통틀어서는 9.6% 상승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개인서비스 가격도 전체 물가 인상을 잡아끌었다. 특히 외식 가격이 7.4% 올랐다. 치킨(10.9%) 등의 가격 상승이 가팔랐는데, 배달비를 비롯해 밀가루(26%)·식용유(22.7%) 등 재료비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6월에도 5%대의 물가 상승이 유력한 상황

 

5월에 이어 6월에도 5%대의 물가 상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통계청은 이달 소비자물가가 직전 달과 비교해 0.4% 이상 떨어져야 5%대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물가는 매달 전월 대비로도 0.6~0.7%씩 야금야금 올라 왔다. 이 흐름이 갑자기 내림세로 반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어운선 심의관은 지금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3%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4.5%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4.2%를 제시했다. 당초 정부는 2.2%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했지만, 이달 발표할 정부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정부가 집행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물가 압력을 더 키우고 있다. 2일까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이 198000억원 지급되며 시중에 돈이 풀리고 있다. KDI는 이번 정부안 기준 추경이 물가 상승률을 0.16%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추정했는데, 국회에서 규모가 커지면서 물가 견인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정부는 돼지고기 등에 대한 관세를 한시적으로 없애고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나눠주는 등 긴급 물가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효과는 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 정도 떨어뜨리는 데 그칠 것이란 게 정부의 관측이다. 정부 대책이 추경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단순히 상쇄해내기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농축산물에 대해 보다 각별히 관리하겠다여름철 기상 악화 등 불안 요인에 대비해 배추··마늘·양파 등 총 34000t을 비축하겠다고 밝혔다. 방 차관은 또 축산물에 대해서는 최근 강원도 홍천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긴급 방역 조치를 비롯해 가격 불안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오름세는 정부 주요 인사의 발언대로 우려스러운 수준을 보인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20088(5.6%) 이후 13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제계 안팎에서는 향후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만 식품 4.3% 올라감자·양배추도 폭등

 

그렇다면 올해 들어 물가는 얼마나 빠르게 오르고 있을까. 5일 세계일보가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가 아닌 지난해 말 대비 5월 소비자물가 총지수는 3.4% 상승했다.

 

품목별(전년 말 대비 상승률)로 보면 공업제품이 5.1%, 전기·가스·수도가 6.9% 상승했고, 농축수산물은 1.9%, 개인서비스 요금은 3.4%, 공공서비스는 0.6% 올랐다. 집세는 전년 말 대비 0.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만 봐도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느낄 수 있는데, 자주 구매하는 품목들로 구성된 체감물가는 4.6% 상승해 총지수 보다도 1.2%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중 식품이 4.3%, 식품 이외가 4.9% 상승했다.

 

장바구니에 많이 담는 신선식품의 경우 과일(신선과실)5.1% 오르며 비싼 몸이 됐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1.6%, 신선식품은 1.0% 올랐다. 다만 채소는 3.4%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세부항목인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일부 품목의 경우 억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감자는 지난해 말보다 52.2%, 양배추는 51.2%, 아보카도 45.3%, 오렌지 43.2%가 올랐다. 등유 가격은 34.2%, 경유 32.6%, 휘발유 18.8%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온 식용유는 올해 들어 19.7%, 밀가루는 16.7% 가격이 올랐다. 고기류는 닭고기 16.2%, 돼지고기 11.2%, 수입 쇠고기는 7.7% 비싸졌다.

 

다만 모든 품목이 오르기만 한 건 아니다. 이 와중에도 일부 품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산 쇠고기가 2.3% 떨어졌고, 딸기 38.1%, 미나리 30.5%, 굴은 22.1% 하락했다. 일부 계절적인 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여당 선거 승리했지만정부, 물가에 민심 나빠질까 우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뒀지만, 이런 물가 상황에 윤 대통령은 크게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3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와 있다선거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윤 정부 초기 국민의 기대는 대선 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 2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국정운영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는 54%로 전주 대비 6%포인트 올랐다. 반면 잘 못 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27%2%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힘입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도 올랐고, 지방선거에서도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물가가 계속 오를 경우 이런 정치적 기대감은 경제적 실망과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로서는 정권 초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경제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윤 정부는 가격 오름폭이 큰 수입상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등 국민 생활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이어진 공급망 차질과 지역 분쟁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하락 등 국제적 요인의 영향으로 물가를 잡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민심도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1.75% 올렸으며, 올해 안에 2% 돌파가 확실시된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지만, 한은 안팎에는 이자 증가보다 물가를 잡는 게 더 중요하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래저래 하반기도 팍팍한 가계 상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