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 들인 '짝퉁·부실 거북선 빗물이 줄줄…7차례 유찰 끝 154만원에 낙찰

2023. 5. 17. 17:36교육 · [ 역사 ]

26억 들인 '짝퉁·부실 거북선 빗물이 줄줄7차례 유찰 끝 154만원에 낙찰

 

 

20억 들인 '짝퉁·부실 거북선' 7차례 유찰 끝 154만원에 낙찰 / '이래서야 어떻게 왜군을' / 2010년 경남도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 / 수입목 사용·목재 뒤틀리고 태풍에 파손 / 거제에 도착한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 / 26억 들인 거북선에 빗물이 줄줄 / 여수시 "나무 말라 틈 생긴 듯" 1300만원에 땜질 보수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실물로 재현 했지만 빗물이 줄줄 샌다"

 

전라좌수영 본영인 전남 여수시가 무려 26억원을 들여 실물과 같은 크기로 제작한 거북선에 비만 오면 비가 줄줄 새면서 부실제작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여수시에 따르면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영 거북선을 복원하고자 200911월 국비 13400만원을 포함해 모두 26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거북선 제작에 나섰다.

 

실제 원형을 살리고자 거북선 고증조사와 기본계획 학술용역을 거쳐 청해진선박연구소에 의뢰해 20142월 전체 길이 35.3m, 선체길이 26.24m, 10.62m, 177t 규모로 실물 크기의 거북선을 제작했다.

 

2층 구조로 용머리, 판옥선, 양쪽 각 8자루의 노, 좌우 각 6개의 포혈 등을 갖추고 있다.

 

거북선의 내부에는 무기류 318, 인물 모형 30, 체험복 4, 퍼즐 2, 탁본 1, 안내판 4, 선실 디오라마 8개소 등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여수시는 제작을 마친 20143월부터 중앙동 이순신광장에 거북선을 전시하고 연중 무휴로 무료 개방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하루 평균 797, 주말 최대 7200여명 등 연간 291천여명이 관람할 만큼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여수시는 최근 이처럼 부실제작 논란이 일자 긴급 복구비 1300여만원을 확보하고 도장업체를 선정해 오는 22일까지 긴급 정비공사에 들어갔다. 애초에 여수시는 이 거북선을 건조해 이순신광장 앞바다에 띄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수해양지방수산청이 기존의 어선을 인근 국동항으로 이전하거나 신북항 준공 후 유휴 공간이 발생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반대하는 바람에 육상인 현재의 이순신광장에 전시하고 있다.

 

만약 제작과 함께 바다에 띄웠다면 바닷물 유입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 등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임진왜란 당시보다 현재의 배 건조 기술이 훨씬 발전했을 텐데도 이처럼 빗물이 샌다는 것은 부실시공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육상에 전시할 거북선에 26억원을 투입했다는 것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실패 사례"라고 비판했다.

제작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은 거북선 내부에서 비만 오면 빗물이 줄줄 새고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등 새는 양도 점차 많아졌다. 목격자들은 지난달 하순 많은 비가 내렸을 때는 거북선 2층 내부 천장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거나 벽을 타고 흘러내려 바닥이 흥건히 젖었다고 했다.…특히 물이 떨어지는 곳에 양동이를 비치해 빗물을 받아내는 모습에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또 수군들의 숙소인 지하에도 빗물이 바닥이 흥건히 젖어 있는 모습도 확인 됐다.

경남 거제시는 20억원을 들여 제작했지만 이른바 '짝퉁' 논란과 각종 부실 제작 등으로 애물단지가 됐던 거제 거북선은 결국 154만원에 팔렸다.

 

지난 16일 진행된 '거제시 공유재산 매각 일반입찰'에서 '임진란 거북선 1'가 지난 228일 최초 입찰 당시 11750만원에 거래가 시작됐지만 7번이나 유찰된 끝에 154만원이라는 초라한 가격에 매각됐다.

 

이 거북선은 2010년 경남도가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됐다. 당시 국비와 도비를 합쳐 총 20억원이 투입돼 길이 25.6, 8.67, 높이 6.06크기의 3층 구조로 제작됐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의 거북선을 재현해 '1592 거북선'으로 불렸다. 하지만 거북선 제작에 수입 목재를 섞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른바 '짝퉁 거북선' 논란이 일었다.

 

당시 거북선과 판옥선 건조를 맡은 한 업체는 국산 소나무를 사용하도록 한 시방서와 달리 80넘게 수입 목재를 써 약 10억원의 차익을 남겼고 이 일로 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또 방부 처리를 소홀히 해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거나 뒤틀렸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는 선미(꼬리) 부분이 파손돼 폐기 처분 의견이 나왔다. 결국 거제시가 매각을 시도했지만, 무게가 100t이 넘어 이동이 쉽지 않고 활용 방안도 마땅찮아 7번이나 낙찰되는 수모를 겪었다.

 

낙찰가 154만원은 최초 제작비와 비교하면 0.077, 최초 입찰가와 비교하면 1.4에 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이번 입찰에서도 유찰됐다면 폐기 처분될 예정이었으나 새 주인을 찾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 거북선은 개인에게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자는 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잔금을 납부하고 매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각종 논란 끝에 2011년 이 거북선을 인계받은 거제시는 그동안 유지 보수를 위해 2015년부터 약 15천만원을 투입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제작 당시부터 수입 소나무를 써 상태가 좋지 않았고 태풍 등 영향으로 파손돼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매각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