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6. 00:11ㆍ사회 · [ 이슈 ]
대검 감찰부장 윤석열에 반기…조국 법무장관 때 임명된 한동수 감찰부장
한동수 감찰부장“정진웅 직무배제는 부적절” / 조국 법무장관 때 임명된 한동수 / 조국 전 장관이 임명 “윤석열 총장 견제 카드" / 직무배제, 3번 좌천된 한동훈 검사장과 형평성 논란
진보 성향 판사 모임 출신인 한 감찰부장은 조국 장관 사퇴 당일 청와대에 제청해 임명 |
15일 독직(瀆職)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의 직무 배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에 대하여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 진보 성향 판사 모임 출신인 한 감찰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장관 사퇴 당일 청와대에 제청해 임명된 인사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지난 12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진웅 직무배제’ 요청을 거부하고 오히려 정 차장을 기소한 서울고검을 감찰하라고 지시하면서, 한 감찰부장의 ‘직무배제 반대’를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검 감찰부장이 법무장관의 수족(手足)처럼 처신한다”며 “조국 전 장관이 사퇴 당일 굳이 그를 청와대에 임명 제청한 이유를 알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감찰부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 건(정진웅 독직 폭행 사건)은 영장 집행 과정에서 일어난 실력 행사로, 향후 재판에서 유무죄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피의자(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와 정 차장검사가 직관하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검 부장회의에서 정 차장 직무배제 관련 논의를 하자는 자신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직무집행정지 요청 공문이 작성돼 법무부에 제출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검 감찰부장은 검찰총장의 여러 참모 중 한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감찰부장 한 명이 반대했다고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배제를 대검이 법무부에 요청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법조계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검사징계법 8조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해임·면직 또는 정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유로 조사 중인 검사가 직무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무부 장관에게 직무집행 정지를 명해달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주체는 검찰총장으로 명시돼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참모인 감찰부장이 총장 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의 의견을 듣고 말고는 총장 권한에 속한다”면서 “더구나 유무죄 다툼이 예상되니 독직 폭행으로 기소된 검사가 업무를 계속하도록 놔두자는 황당한 주장을 어떤 총장이 받아들이겠느냐”고 말했다.
이 사안은 친(親)정부 성향 검찰 간부들이 지휘하는 법무부 검찰국 내부에서도 ‘직무배제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소도 되지 않고 채널A 사건의 MBC 제보자인 사기 전과자의 주장에만 근거해 피의자가 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직무가 배제되고 3차례 좌천 인사를 당한 한동훈 검사장의 경우와 비교하면 더욱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동수 감찰부장은 지난 4월 윤 총장 재가 없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을 개시하려다 윤 총장 지시로 대검 인권부에 조사를 넘기기도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글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아픈 기억”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일선 검사는 “이후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독자적 권한을 부여받은 서울중앙지검은 ‘검·언 유착’ 수사에 실패했고, 채널A 기자 휴대전화와 노트북 압수수색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으며 또 추 장관이 지시한 법무부의 한동훈 감찰도 지지부진한 상황은 왜 모른 척하느냐”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기소까지 돼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현직 검사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가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페이스북에 ‘정진웅 차장검사께’라는 글을 올리고 “본인이 직무 관련 범죄 혐의로 기소가 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 차장 검사로서 소속 청 검사들을 관리 감독하며, 그 지역 주민들의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이나 결재를 할 수가 있느냐”며 정 차장검사 스스로 사표를 내라고 주장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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