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 한동훈에 이어 차관 이노공…검수완박 세부조정에 檢 힘 실릴 수도

2022. 5. 14. 18:37정부 · [ 종합 ]

법무부장관 한동훈에 이어 차관 이노공검수완박 세부조정에 힘 실릴 수도

 

한동훈 법무 장관 후보자 이르면 17일 임명 / 법무부 차관에 이노공 전 성남지청장 / 중앙지검장 시절 4차장 지낸 이 차관 발탁 / 한동훈 후보자도 '탈검찰화' 제동 / 검수완박 세부조정에 힘 실릴 수도 / 총장 후보군 거론 거론된 이두봉·박찬호는 당시 1·2차장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차관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의 차장검사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검찰총장도 일명 '윤 라인'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검찰과 법무부가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대통령 대변인실이 13일 발표한 차관 및 처장·청장 인선에서 이노공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53·26)가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차관에 이노공 전 성남지청장이 전격 기용되면서 다음 주 초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정식 임명될 전망이어서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했던 지휘라인이 다시 모여 법무행정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윤석열 정부 신임 법무부 차관에 발탁된 이 차관은 20201월 검찰을 떠난지 약 24개월 만에 공직에 복귀했다. 검찰에서 사직할 때 차장급 중간간부였지만 이번에 임명되면서 그동안 고검장급 자리로 분류되던 법무부 차관을 맡게 됐다. 법무부 역사상 첫 여성 차관이기도 하다.

 

1994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차관은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로 시작해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대검찰청 형사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장, 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을 거쳤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첫 여성 차장검사를 지냈던 이 차관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874차장 검사로 기용돼 손발을 맞췄다. 당시 4차장 산하엔 조사 1·2, 강력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과학기술범죄수사부, 범죄수익환수부가 있었다. 같은 시기 특수 1~4부를 지휘하던 3차장 검사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다.

 

사법연수원 26기로 1997년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 차관은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대검 형사2과장,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부천지청 차장검사 등을 거치며 줄곧 검사장 승진 후보로 거론됐다. 2019년 여름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유력 후보 자리로 꼽히는 성남지청장에 임명됐지만 2020년 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인사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이 나면서 검찰을 떠났다.

 

검사들 사이에서 비()수사 보직인 고검 검사 발령은 좌천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차관은 명시적인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윤 대통령 측근이 줄줄이 한직으로 밀려나던 당시 인사에서 윤 대통령과의 근무연 때문에 밀려난 것이란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검사 출신인 이 차관이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구성 기조였던 '탈검찰화' 정책은 다시 그 전의 '검찰화'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현재 법무부 차관인 강성국 전 차관과 그 전임인 이용구 전 차관은 모두 판사 출신이었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16일까지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하면서 다음 주 초 법무부 장관 임명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인사청문회법상 원래 송부 마감일을 넘긴 경우 대통령이 열흘 이내 기간을 정해 다시 송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국회가 송부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곧바로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의 임명 반대가 분명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이르면 17일 임명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법연수원 27기인 한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차관이 장관보다 연수원 기수가 앞서는 구조가 된다. 또 윤 대통령을 정점으로 중앙지검 지휘라인에 있던 차장검사들이 법무행정을 담당할 장·차관으로 다시 만나 손발을 맞추게 된다.

 

공교롭게도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도 한 후보자, 이 차관과 같은 시기 중앙지검 차장검사로 호흡을 맞춘 인사들이 거론된다. 당시 형사부를 지휘하던 1차장으로 근무한 이두봉 인천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직후 인사에서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공안부를 산하에 둔 2차장이던 박찬호 광주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총장이 된 직후 대검 공공수사부장에 기용됐다. 이 지검장과 박 지검장은 차기 총장 후보군으로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서 실명이 언급되는 검사들이다.

 

여기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49·27)까지 장관으로 임명되면 장·차관이 모두 검찰 출신이 된다. 이는 2016년 김현웅 전 장관과 이창재 전 차관 이후 5년 반 만이다.

 

한 후보자와 이 차관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에 차장검사로 함께 일한 바 있다. 한 후보자는 20178월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올랐고, 이 차관은 20187월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됐다.

 

현재 검찰총장으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대부분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거나 특수통 검사들이다. 박상기 초대 법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조국·추미애·박범계 전 장관 등 비검찰 인사를 고용했던 문 정부 당시에는 검찰과 법무부 인사 문제 등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잦았지만, 윤석열 정부 법무부와 검찰은 한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일명 '검수완박' 법안으로 불리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통과로 일부 수사권이 4개월 뒤 사라지는 등의 상황에서 검찰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안은 통과됐지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패·경제범죄의 범위 확대 등 향후 세부 조정 과정에서 검찰에 유리한 방향으로 논의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법무부 장관과 차관의 사법연수원 기수가 26~27기까지 내려오면서, 향후 있을 검찰 지휘부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급 중에는 한 후보자나 이 차관보다 높은 기수가 다수 존재한다.

 

다만 검찰총장이 아닌 법무부 장·차관 기수에 따라 검찰 조직 개편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나,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될 때에도 일부 선배 기수가 고검장 승진을 한 점 등을 들어 교체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